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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연금과 보험

    1470원대도 위태로운 원화값…‘771조’ 국민연금, 환율 소방수로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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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대 15% 환헤지…100조원 이상 가능
    “계엄 때 수준인 1480원서 개입 가능성”
    美 재무부 ‘환율보고서’ 통한 경고가 변수


    매일경제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달러당 원화값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원화값은 1469.0원에 개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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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화값이 달러당 1470원대까지 하락하면서 국민연금이 ‘환율 소방수’로 나설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전략적 환헤지(10%)와 전술적 환헤지(5%)를 통해 외화자산의 최대 15%까지 환헤지에 나설 수 있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액은 지난 8월 말 기준 771조3000억원으로, 이중 15%는 115조원가량이다. 전략적 환헤지는 원화값이 장기평균을 밑도는 경우 기계적으로 이뤄진다.

    2001년 이후 장기평균 대비 2.58 표준편차(99% 신뢰구간)를 밑도는 이례적 원화값이 5일 연속 유지될 경우 발동된다. 시장에서는 해당 원화값 수준이 달러당 1451원으로 보고있다. 13일을 기준으로 조건은 충족된 셈이다.

    시장에서는 1480원선에서 국민연금의 대규모 환헤지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를 원화가 따라가고 있는 데다 대미투자펀드 관련 외환시장 우려가 커지고 있어 원화값이 빠르게 내려앉고 있다”며 “원화값 1480원 수준에서 국민연금이 환헤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최근 원화값은 구조적 변화 흐름을 타고 있다”며 “과거 환율을 설명했던 금리차나 달러지수(DXY)로는 설명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다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수급이 쏠려 환율이 레벨을 높인 이상 다음 상단은 계엄 당시 진입했던 1480원”이라며 “1480원대에서는 국민연금의 환헤지와 당국의 미세조정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원화값의 심리적 저항선을 지킬 수 있도록 국민연금이 시장에서 선물환 매도를 진행하거나, 한국은행과의 외환 스와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미국 정부가 연기금을 통한 환 개입을 지적한 것이 걸림돌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6월 한국, 중국, 일본 등 9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며 “연기금과 국부펀드를 활용한 환율 조정 등 시장 개입 외에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수단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달 중 새롭게 발표될 것으로 전망되는 ‘환율 보고서’에서는 한국이 환율 관찰대상국에 그대로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국내 개인들이 해외투자를 늘리면서 원화값 수준이 구조적 변화에 들어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환율은 외국인 투자가 아닌 내국인 해외투자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면서 “외국으로 빠진 액수가 외국인 국내 투자의 3~4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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