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본사. 사진=한국투자증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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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문혜진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온 롯데케미칼의 6600억 원 규모 PRS(주가수익스와프)를 전액 인수했다. 기존 주관사였던 메리츠증권이 리스크 부담을 이유로 물러난 자리를 채우면서 한투의 결정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롯데케미칼의 PRS 6637억 원어치를 발행어음 계정 등을 통해 직접 인수했다. 이번 계약은 기존 PRS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성격의 거래로 재계약을 논의하던 메리츠증권과의 협상이 불발되면서 한국투자증권이 새 파트너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PRS는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미국 자회사 롯데케미칼루이지애나(LCLA) 지분 40%를 담보로 조달한 구조화 거래다. 당시에는 시장에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이 소화되지 않을 경우 롯데케미칼이 직접 매입해야 하는 조항이 포함돼 부담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한국투자증권과의 재편 과정에서는 해당 조항이 삭제되고 실질 만기가 4년 이상으로 연장되는 등 조건이 정비됐다.
조항 삭제에도 불구하고, 통상 PRS는 증권사가 일정 수준의 가격 변동 위험·담보 가치 위험을 함께 부담하는 구조다. 단일 금융사가 전액을 인수하기에는 위험 노출도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특성 때문에 기존 주관사였던 메리츠증권이 신용보강 없이는 재계약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롯데케미칼이 영업적자 폭을 줄여가고 있지만, 석유화학 업황 침체가 이어지며 2023년 이후 7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의 전액 인수의 동력은 롯데케미칼의 지표 개선보다는 한국투자증권의 IMA 인가와 자본 운용 전략 변화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IMA(종합투자계좌) 인가를 앞두고 발행어음과 자기자본 운용 규모가 확대되는 시기로 접어든 만큼, 대형 딜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자산 운용 전략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IMA는 고객 자산과 회사 자본을 함께 운용하는 구조여서 일정 규모 이상의 우량 자산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계약에서 요구됐던 신용 보강 없이 PRS를 인수한 것은 다소 공격적인 결정으로 보인다"며 "롯데케미칼의 지표 개선은 긍정적이지만 결과적으로는 한투의 운용 전략 변화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거래와 관련해 구체적인 판단 배경에 대해서는 "인수 사실 외에는 답변이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문혜진 기자 hj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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