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12차 본회의에서 유상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의 본회의 불참 등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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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한 국토교통위원회 소관 안건 중 첫 안건인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상정되자 소관 부처 국무위원인 김 장관의 불출석 소식을 알렸다.
우 의장은 “김윤덕 국토부 장관이 오늘 본회의 전 일정 관계로 불참한 점을 제게 알려왔다”며 “국무위원으로서 본회의 일정을 우선 고려해야 했음에도 먼저 잡은 일정을 조율하지 못한 불찰에 대해 의장으로서 본회의를 우선해야 한다는 점을 강력하게 지적했고 상당히 유감이라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 장관은 정책 간담회 참석을 이유로 들며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항의의 표시로 본회의장을 퇴장하며 “국회가 이렇게 행정부 일개 장관에게 흔들리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간담회는 차관이 대참해도 충분하다”며 “정책 간담회에 가기 위해 본회의에 불참한 김 장관은 본회의에서 상응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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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원내대표는 “국토교통부 소관 법률을 본회의에서 표결하는데 국토교통부 장관이 불참했다. (국무위원이) 본회의에 불참하게 될 경우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대표 동의를 얻어 불참, 대참을 승인해줘야 하는데 저는 국회의장이 (김 장관이 불참한다는) 발언을 할 때까지 김 장관이 불참한다는 사실 자체를 들은 바 없다”면서 “국무위원에게 본회의 법안 처리보다 중요한 게 뭐가 있다고 본회의에 안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단체 퇴장하면서 로텐더홀 계단을 내려가는 길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마주치고 “사퇴하러 오셨느냐”고 묻기도 했다.
또한 송 원내대표는 자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빠져나올 때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막말을 했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그는 “일부 민주당 소속 강성 의원들이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퍼부었다”며 “국무위원이 본회의에 부당하게 불참했는데 항의하는 동료 의원들에게 당이 다르다고 막말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윤리위 제소 등 적절한 대응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했다.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자리를 박차고 나와 항의하기도 했다. 유 수석부대표가 “지금 벌써 두 번째다. 아시지 않느냐”며 따져 묻자 우 의장은 “세 번째는 제가 절대 없도록 하겠다. 아주 분명하게 이야기했고 더 이상 안 된다고 했다. 국회의장으로서 국회 본회의 권위를 잘 지켜내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양해해달라”고 했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12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의 본회의 불참 등에 대해 항의하다 퇴장하고 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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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여야 충돌 직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뒤 투표가 진행된 국민의힘이 발의한 ‘항공보안법 일부 개정 법률안’은 부결됐다. 유 수석부대표는 “여야 합의로 모든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을 화풀이 식으로 부결시키는 행태는 매우 치졸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약 40분간 의원총회를 진행한 뒤 보건복지부 소관 법률을 처리하기 위해 복귀했다. 의원총회에서는 야당을 무시한 정부·여당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이 본회의장에 복귀한 이후 박수영 의원이 자유 발언에 나서자,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다수가 본회의장을 떠나는 맞대응을 하기도 했다. 이후 송언석 원내대표는 부승찬 민주당 의원을 향해 “투표해야 하는데 어디 가나”라고 고성을 냈고, 부 의원은 “한 주먹거리도 안 되는데”라며 맞받았다.
여야 간 신경전이 고조되자 때아닌 ‘인사 논란’도 불거졌다. 법안 처리 이후 여야의 ‘대장동 항소 포기’ 관련 찬반 토론에서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본회의장 연단에 오를 때 우 의장에게 목례를 하지 않았다.
이에 우 의장은 “인사 안 하고 올라갑니까”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고, 곽 의원은 뒤돌아보지 않은 채 토론을 시작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이 “인사 안 하느냐” “빨리 인사해” 등 고성으로 항의를 이어가자 발언을 중단했다.
곽 의원은 “소관 법률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때는 담당 국무위원이 국회에 출석해야 하는 것이 국회법에 정해져 있다. 이것을 무시하고 국회 권위를 살리겠다는 국회의장에게 인사할 수가 없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우 의장은 “국회의원이 올라올 때 국회의장에게 인사하는 게 법적 사항은 아니지만, 국회에 대한 예의이고 또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했다.
곽 의원이 발언하는 동안 국민의힘 의석에서는 “야당을 무시하니까 그렇죠” 등 곽 의원을 두둔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내려와”라고 외쳤다.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토교통위원회 소관 법안 처리를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의 회의 불참을 문제 삼으며 퇴장한 가운데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투표를 위해 의원석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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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장동 항소 포기 토론에서 국민의힘은 외압 의혹의 ‘윗선’으로 이재명 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다. 박수영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유죄가 예견되는 사건이어서 그런 것 아닙니까”라며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1심 판결문에 이재명 대통령의 이름이 400번 넘게 나오기 때문 아닙니까”라고 했다. 곽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장동 개발 사업을 자신이 설계했다고 스스로 밝힌 것처럼, 현직 대통령인 이재명 대통령이 있는 그야말로 최고 권력형 특혜 비리 부패 사건”이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를 ‘정치 검찰 감싸기’라고 비판했다. 이건태 의원은 “대장동 수사팀은 불법 수사를 한 감찰 대상이고 수사 대상”이라며 “이들이 집단 행동을 하는 것은, 즉 조작 수사를 은폐하기 위한 물타기에 불과하다”고 했다. 김기표 의원은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건설적인 대안 제시를 해야 할 야당이 그 책임은 방기한 채 시효가 한참 지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조작 표적 삼기에 여전히 매달리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발언할 때 국민의힘 의석에선 “대장동 이재명”이라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일부는 “대장동 변호사 이건태” “야당에 왜 화풀이 하나”라고 외쳤다.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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