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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공짜로 써라" 파격에도 한국인 안 쓴다…구글 '제미나이'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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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구글 제미나이 MAU 수치/그래픽=이지혜


    글로벌 시장에서 오픈AI '챗GPT(Chat GPT)'의 왕좌를 무섭게 위협하는 구글 '제미나이(Gemini)'가 유독 한국 시장에서 기를 못펴고 있다. 해외에서 인기를 얻은 동영상 모델 '비오3(Veo3)'와 이미지 생성 서비스인 '나노 바나나'의 출격에도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14일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구글의 생성형 AI(인공지능) 제미나이의 10월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6만8023명(안드로이드+IOS 합산)으로 지난 9월 7만5811명에서 약 10% 감소했다.

    제미나이의 MAU는 지난해 10월 3000여명에서 지난 4월 1만여명, 5월 5만여명, 6월 9만여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AI에 대한 사회적 관심 속에서 모든 AI 이용자 숫자가 증가하던 시기다. 그러나 7월을 기점으로 4개월 연속 이용자가 줄고 있다.

    신규 설치건수도 6월(33만8957건) 최고치를 찍은 후 10월 41% 급감한 19만9131건을 기록했다.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은 10월 기준 0.62분으로 1분에 못 미친다.

    구글코리아는 지난 8월부터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의 대학(원생) 대상 AI 프로 1년 무료 제공이라는 파격 이벤트를 내걸었다. 갤럭시S25 구매자에게는 유료 버전인 '제미나이 어드밴스드(Gemini Advanced)' 무료 체험판을 내걸었지만 이용자는 지속 감소세다.

    반면 챗GPT MAU는 같은 기간 1280만명에서 1304만명으로 24만여명 증가했고 사용시간도 109분으로 늘었다. X의 그록AI 역시 9월 20만5690명에서 10월 48만4288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제미나이는 심지어 한국에서 비슷한 점유율을 보였던 앤트로픽의 클로드에도 뒤처졌다. 클로드의 10월 MAU는 8만1937명으로 9월(7만6598명)보다 7% 증가해 구글 제미나이 MAU를 넘어섰다. 클로드의 평균 이용시간은 67분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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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갤럭시 S25 시리즈에 탑재된 구글 AI '제미나이'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구글은 지난 7월 생성형 AI 영상 모델 '비오3'를 전 세계에 출시해 영상 제작 진입장벽을 대폭 낮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8월에는 이미지 생성·편집용 AI 모델 '나노 바나나' 출시로 전 세계에서 인기를 누렸다. 외신에 따르면 나노 바나나의 뛰어난 성능 덕에 제미나이는 해당 기능 출시 후 전 세계에서 1300만명의 신규 이용자를 끌어들였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새로운 기능과, 잇단 프로모션에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앞서 오픈AI의 챗GPT가 '지브리풍 그림'으로 한국에서 대규모 유료 사용자를 모은 것과 상반된다.

    IT업계 전문가들은 한국 AI 사용자들이 이미 챗GPT에 익숙해지면서 락인(Lock-in)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한다. 연초 지브리풍 그림으로 유입된 이용자들이 그간 챗GPT를 챗봇처럼 사용하면서 자신에게 최적화했고, 나를 가장 잘 아는 챗GPT를 떠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한국에서 SNS(소셜미디어)로 유행했던 '챗GPT에 욕먹어보기' , '챗GPT 사주풀이' 등이 대표 사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미나이 성능이 제일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생성형 AI 모델 자체 성능이 상향 평준화돼 일상에서 쓸 때는 편의성 차이가 크지 않아서 굳이 안 옮기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모델 성능 차이보다는 어떤 서비스 경험을 제공할 지가 서비스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구글 제미나이는 해외 시장에서 챗GPT의 아성을 위협하는 존재로 거듭나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지난달 말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제미나이의 글로벌 MAU가 6억5000만명을 기록해 전분기(4억5000만명) 대비 2억명 증가했다면서 '나노 바나나' 출시에 힘입었다고 밝혔다. 이는 챗GPT(약 10억명 추정)에 이어 전 세계 두 번째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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