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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MT시평]스타게이트와 다크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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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2022년 오픈AI의 챗GPT 출시는 세상을 크게 변화시킬 신기술의 출현을 뜻했다. AI 대중화로 인터넷에 비견되는 사회변화가 예상됐다. 주식시장도 AI의 발전을 환영했다. AI와 연관돼 있는 매그니피센트7(M7) 회사 주가는 2022년 말 이후 평균 426% 급등했다.

    AI는 주가를 끌어올리는 마법이 됐다. AI로 실적을 올리지 못하는 테크기업의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가 비일비재했다. 엄청난 규모의 현금을 보유한 빅테크 기업은 AI 인프라 투자에 팔소매를 걷어붙였다. 투자속도에서 밀리면 세상이 끝나기라도 하는 것처럼 포모(FOMO·소외 불안감)에 사로잡혀 천문학적 액수의 자본투자에 나섰다.

    인프라 투자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집중됐다. 데이터센터 투자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한 연구는 앞으로 몇 년간 구글 100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 800억달러 등 8개의 대형 프로젝트에만 1조달러가 넘게 투자될 것이라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오픈AI가 소프트뱅크, 오라클과 함께 추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다. 오픈AI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미 텍사스 지역 등에 20개의 차세대 초대형 AI 슈퍼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 한다. 데이터센터 하나당 면적이 4만6200㎡(1만4000평)에 달한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자본투자 규모는 5000억달러로 10만명의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용에는 무시하지 못할 비용이 소요된다. AI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최첨단 GPU(그래픽처리장치) 하나의 가격은 4만달러에 이른다.

    AI 데이터센터에는 많게는 20만개의 GPU가 쓰인다. GPU 구입에만 80억달러가 필요하다. AI 데이터센터는 또한 물 먹는 하마와 같이 전기를 먹어 치운다. 챗GPT가 질문 하나를 대답하는 데 소비하는 전력은 구글 검색의 10배에 이른다.

    전기 사용으로 인한 부하 때문에 과열되는 AI 서버를 식히는 데도 복잡한 배관 및 온도통제 시스템과 화학적 처리가 뒤따른다. 더불어 빠른 속도의 정보전달을 위해 고가의 광섬유와 스위치 시스템이 필요하다. 첨단 발전소 건설 및 운용에 맞먹는 기술과 자본이 투입된다.

    자본비용이 저렴하다면 리스크는 크지 않다. 현금과 지분투자를 통해 자본을 마련할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AI 데이터센터는 이자비용이 높은 사모신용(private credit)과 변동금리부 대출을 통해 투자자금을 마련한다.

    그러면서도 AI에 대한 기대감과 시장선점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혀 자본투자의 타당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는 뒤로 밀렸다. 수조 달러에 이르는 자본지출을 합리화하려면 어마어마한 생산성 증대가 필요하다. 이는 곧 수백만 명에 달하는 전문인력의 해고를 의미한다.

    무분별한 AI 인프라 투자는 매출증대 실패로 인한 파산이나 대규모 실업발생이라는 어두운 미래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에너지 소모로 환경문제까지 악화한다. 스타게이트로 상징되는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열풍이 다크나이트로 이어질지 유의해야 한다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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