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수입품에 세금 받고 수십 명 살해
위트코프, 하마스 협상 대표와 직접 만날 예정
15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칸유니스에서 비가 내려 젖은 난민 캠프 사이를 가자지구 주민들이 지나다니고 있다. 칸유니스=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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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장 해제를 생략한 채 가자지구 재건을 시작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하마스는 2단계 휴전 협정 이행이 지지부진한 틈을 타 지역 내 통제권을 되찾고 있는 모습이다.
이스라엘 채널13은 15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하마스의 무장 해제를 위해 가자지구에 국제안정화군(ISF)을 배치하는 평화 단계를 생략하고, 가자 지역의 재건을 시작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문제 때문에 미국과 이스라엘 간 회담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스라엘의 안보 관계자는 "백악관이 '하마스 무장 해제'에 참여하겠다는 제3국들의 약속을 받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현재 '이스라엘이 받아들일 수 없는' 임시 해결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안보 관계자는 "(하마스의) 비무장화 전 재건이란 있을 수 없다. 가자지구는 반드시 비무장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 구상에 따라 지난달 10일 발효된 가자지구 1단계 휴전 합의를 시작으로 휴전 2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ISF는 하마스의 재건을 막기 위한 다국적군으로, 하마스 무장 해제와 ISF 파견이 2단계 합의의 핵심 내용으로 꼽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오는 17일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 구상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13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에서 적십자 차량이 하마스가 넘긴 것으로 추정되는 희생자 시신을 싣고 이스라엘 국경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데이르알발라=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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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협정 이행이 불안정해진 사이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권을 다시 잡는 모양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지난달 휴전이 시작된 이후 연료 및 담배 등 개인 수입품에 세금을 부과하고, 닭고기 가격을 규제하는 등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를 점차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스라엘에 협력했거나 절도 등 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수십 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통신은 "이는 하마스가 약속한 대로 권한을 양보할지에 대한 의심을 더욱 키우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하마스와 직접 소통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4일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특사가 조만간 하마스의 휴전 협상 대표인 칼릴 알히야와 직접 만나 휴전 이행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회동이 성사되면 미국이 하마스에 잘못된 정당성을 부여할 수도 있다는 지적을 개의치 않는다는 걸 보여주게 된다"고 짚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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