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절벽에도 인기지역 쏠림 심화
강남 100억 육박 초고가 거래 2건
동탄·구리도 매수자들 발길 줄이어
노도강은 거래도 문의전화도 없어

10·15 대책에서 규제를 피한 화성 동탄·구리 등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집을 사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급증하며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 지난 14일 화성 동탄 내 아파트 전경 사진=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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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정책 약발이 석 달은 가는데, 이번에는 한 달 만에 적응을 거의 마친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서초구 중개업 관계자)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이 3중 규제(토지거래허가구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였지만 강남권을 중심으로 수요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가격조정이 크지 않자 반복된 대책에 규제의 '약발'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비규제지역에서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양상이다.

■"그냥 매수" vs "전화도 안 와"

16일 본지가 10·15 대책 한 달 후 현장 분위기를 살펴본 결과 규제의 영향은 지역별로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서울 전역의 매매거래가 급감했지만 지난 3월 24일부터 이미 토지거래허가구역이었던 강남권은 영향을 덜 받은 모습이다. 애초에 현금 보유자가 많아 대출규제에도 타격이 적다는 시각이다.

서초구 업계 관계자는 "대출이 2억원밖에 안 나오니 취득세와 복비 내면 끝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면서도 "가격이 조정될까 싶어 매수 시점을 지켜보겠다는 이들도 있지만, 한달쯤 지나니 가격이 안 떨어져 그냥 매수한다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으로 시가 15억원 초과 주택은 주택담보대출이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으로 줄었다.

강남구의 공인중개사도 "거래는 10분의 1 정도로 줄었지만 문의는 꾸준하다"며 "자금조달을 자세히 들여다본다고 하니 긴장감이 있지만 5% 정도만 가격을 낮춰도 이 동네에서는 2억~3억원 낮춘 꼴이기 때문에 급매는 금방 빠진다"고 전했다.

3월부터 토허제가 시행되며 이미 적응을 마쳤다는 점에서 강남권은 '역반사이익'을 누리게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책 이후 강남구에서만 100억원에 육박하는 초고가 거래가 두건이나 나오기도 했다. 삼성동 아이파크삼성 전용 195㎡(10월 17일)와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압구정동 신현대 전용 183㎡(10월 22일)가 각각 98억원에 거래됐다.

이와 달리 집값이 낮은 지역은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 실제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의 시장 분위기는 차갑게 얼어붙어 있었다. 도봉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한달 전 예상 그대로"라며 "대책이 나오기 전보다 현저히 문의가 줄었다"고 토로했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도 "투자 손님들이 빠지면서 예전만큼 거래가 되지도 않고 전화도 거의 오지 않는다"고 했다.

이 같은 거래 급감과 상승폭 축소에 서울 외곽지역 주민의 불만은 거세지고 있다. 한때 노원구에는 일부 주민을 중심으로 '강남 투기 vs 노원 정비사업, 같은 잣대로 재단하지 마라'라는 문구의 10·15 대책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실수요자도 대출규제로 줄어들었다"며 "매물을 거두는 경우도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동탄 "주말 집 보러 온 이들로 북적"

반면 규제를 피한 화성 동탄·수원 권선·구리 등 경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14일 찾은 경기도 화성 동탄 공인중개사 사무실은 최근 부동산 문의가 줄었다는 서울 대부분 지역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평일에도 상담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였고, '노른자'로 불리는 동탄역 근처로 갈수록 사람이 늘어났다. 동탄역 부근에서 근무하는 공인중개사 A씨는 "지난주에도 밤 11시까지 퇴근을 못했다"며 "특히 주말에는 신혼부부들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동탄 주요 지역 반송동, 오산동, 능동, 석우동의 10월 15일 이후 4주간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06건으로 한달 전 207건 대비 96.1% 올랐다. 특히 능동은 최근 일주일 거래량이 27건으로 지난주 거래량 23건을 넘어섰다.

아직 실거래가 변동폭은 크지 않다. 지난 10월 27일 16억9000만원에 거래됐던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는 11월 3일 16억6000만원, 15일 16억3000만원의 실거래가를 기록했다. 다만 호가는 17억~18억원대로 실거래가 대비 1억원대 높게 형성돼 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권준호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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