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훈련소·국방대학원 인프라에
국방산단으로 K방산생태계 구축
AI·드론·센서 첨단기술 실증 최적
청년 이동 촉발하는 '국방 혁신도시'
백성현 논산시장이 10일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국방국가산업단지 조성 등 논산의 국방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백 시장은 “논산이 K방산 중심축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은 군 교육·전략 인프라와 실증 환경이 모두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논산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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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논산시가 K방산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육군훈련소와 국방대학교를 한곳에 둔 독보적인 군 교육 기반 위에 미래 국방산업을 이끌 국방국가산업단지와 국방미래기술연구센터가 조성되면서다.
국방기술이 인공지능(AI), 무인체계, 센서융합 등 첨단산업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신속한 군 실증 시험·평가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방기술의 경쟁력이 현장 실증 속도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논산은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으로 평가받는다. 국방연구센터에서 개발한 첨단 기술을 국방산단에 입주한 방산기업과 육군훈련소의 군 환경에서 즉시 시험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방산의 연구-실증-산업화가 한곳에서 완결되는 구조를 갖췄다는 것이다.
논산시는 이 같은 구조적 강점을 활용해 첨단 국방기술과 지역 산업을 융합하고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미래형 첨단 혁신도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오는 24일 논산아트센터에서 '국방산업을 선도하는 논산'이란 주제로 미지답 포럼(우리의 미래, 지방에 답이 있다)을 여는 백성현 논산시장은 "병력을 양성하는 도시에서 K국방기술의 전 주기를 품은 도시로 탈바꿈하는 논산의 미래상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논산이 K방산 중심축’이 과장된 표현이라는 지적이 있다.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논산에는 육군훈련소와 국방대학교라는 국가 안보의 핵심 기관 두 곳이 입주해 있다. 병력 양성과 국가 전략 교육이 한 지역에서 돌아가는 구조는 전국에서 논산뿐이다. 여기에 국방산단이 더해지면서 기술 개발 이후의 실증과 산업화까지 완결된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국방기술의 전 주기를 논산이 자연스럽게 흡수하고 관리할 수 있는 완성형 국방 생태계가 구축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군 시설 집적도가 국방산업 경쟁력과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결되나.
“국방기술은 연구실의 보고서로 끝나서는 안 된다. 실제 군 환경에서 수많은 테스트를 거쳐야만 진짜 경쟁력을 갖게 된다. 특히 AI나 드론, 지상로봇처럼 실전 환경과 피드백이 중요한 기술들은 더욱 그렇다. 논산에서는 기업이 시제품을 만든 뒤 물리적 거리가 짧은 훈련소에서 곧바로 시험할 수 있고, 현역 군인들의 정확한 피드백을 통해 성능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 일반적인 실증 과정이 몇 년씩 걸리는 데 반해 논산에서는 그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실증 속도가 곧 시장 경쟁력인 국방산업에서 논산의 환경은 기업들에게 가장 큰 자산으로 작용할 것이다"
-‘군 중심 도시’ 이미지가 첨단산업 도시로의 전환에 장애가 되지는 않을까.
“오히려 논산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수십 년 쌓아온 군 인프라와 특수 환경, 군과의 협력 경험은 하루아침에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이 인프라를 첨단 산업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군 인프라를 활용한 규제특구 지정을 추진하거나, 군 시설 주변 특정 구역을 민·군 겸용 실증 구역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무인 드론이나 로봇 시스템 테스트는 일반 도심에서 규제 때문에 어렵지만, 논산은 군 시설과 연계해 실제 환경과 유사한 테스트베드를 제공할 수 있다. 정체성을 부정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그 정체성을 첨단 기술과 산업을 연결하는 자원으로 활용하는 일이다.”
백성현 논산시장이 국방·첨단 산업 확장에 따라 청년 인재 유입이 본격화되고 있는 흐름을 설명하고 있다. 한화 계열 KDI 채용에 전국 청년 수백 명이 몰린 사례는 논산의 산업 전환을 보여주는 대표 장면이다. 논산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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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헌츠빌과 비교해 ‘청년이 돌아오는 도시’를 언급했다.
“미국 앨라배마주 헌츠빌은 미사일·우주·방산 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도시다. 군과 첨단 기업, 대학과 연구소가 한 몸처럼 움직이면서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를 찾아 다시 돌아오는 구조를 만들었다. 논산도 국방과 첨단 산업, 대학과 연구 기능이 결합하면 충분히 그런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최근 양촌면 한화 계열사 인력 채용에 전국 청년 수백 명이 지원을 했다. 이는 청년들이 방산 기업에 미래를 걸어볼 만한 성장 산업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명확한 신호다. 국방산단 가동 시 R&D, 정밀제조 등 고부가가치 직군에 많은 청년들이 유입될 것이다. 헌츠빌처럼 청년이 일자리를 찾아 돌아올 날이 머지않았다.”
-청년을 붙잡기 위한 ‘7대 실천 전략’도 제시했는데.
"청년이 머무를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산업 기반과 생활 기반을 함께 강화하고 있다. 국방·첨단 산업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국방산단과 연계한 주거 안정 정책, 교육특구 등을 추진할 참이다. 결혼·출산·보육 지원을 확대하고, 문화·교통 인프라를 개선해 일상이 매력적인 도시 환경도 마련하는 중이다. 일자리-주거-교육-출산과 돌봄-문화-여가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7개 전략을 패키지로 운영해 '청년이 머무는 도시’로 전환시키는 게 목표다."
-국방기술의 민간 확장이 지역 산업에 가져올 변화는.
"국방에서 발전한 고정밀 센서와 AI 분석 기술은 민간에서도 활용 폭이 크다. 농업 기반이 강한 논산은 이를 스마트농업으로 연결할 수 있다. 드론과 AI 분석으로 생육·병충해를 정확히 파악해 필요한 곳에만 정밀 방제를 적용하면 생산성과 효율이 크게 높아진다. 군수 물류에서 축적된 자율주행·보안 기술은 제조·유통 물류의 효율을 높일 것이다. 국방 기술의 민간 확산을 가장 먼저 실현할 도시로 논산이 주목받는 이유다."
-미래 논산의 모습을 그려달라.
“5년 뒤 논산은 ‘국방 실증의 표준 도시’가 되어 있을 것이다. "첨단 국방 기술을 검증하려면 논산에 가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도시 말이다. 성공의 지표는 세 가지다. 첫째, 국방산단 입주 기업 증가와 첨단 산업 비중의 확대다. 둘째, 청년 인구의 유입과 정착률 상승이다. 셋째, 논산에서 실증된 기술의 민간 이전과 사업화 사례 증가다. 논산은 이미 국방·기술·청년이 함께 성장하는 도시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 변화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백성현 논산시장이 국방기술을 농업·물류 등 민간 산업으로 확장하는 ‘민‧군 겸용(이중 활용)’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드론 정찰·AI 분석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농업 전환은 논산의 새로운 성장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논산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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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윤형권 기자 yhknew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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