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공사 현장에 투입된 무인 안전 서비스 로봇 스팟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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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가 인공지능(AI)·로보틱스 도입을 통해 숙련 기술자 공백을 메우고 있다. 고령화와 청년 유입 감소로 현장 노동력이 급감하는 가운데 대형사들이 로봇과 자동화 장비로 부족한 인력을 대체하고 있다.
17일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의 지난해 9월 건설기술인 동향 브리핑에 따르면 2004년 37.5세였던 건설기술인 평균 연령은 지난해 6월 51.4세로 13.9세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30대 기술인력 비중은 64.0%에서 15.7%로 급감했고 60대 이상 비중은 3.5%에서 28.1%로 늘었다. 청년층의 현장 기피가 이어지면서 인력 구조가 빠르게 노령화되고 있다.
한국인 근로자가 빠진 자리는 외국인과 고령층이 채우는 구조도 굳어지고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건설업 외국인 근로자는 22만9541명으로 전체 건설근로자(156만400명)의 14.7%를 차지한다. 2020년 16만9340명이던 외국인 근로자는 2022년 20만 명을 넘기며 매년 증가했다. 외국인은 대부분 고용허가제를 통해 취업하는 비숙련 인력이어서 현장에서는 숙련공 부족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건설사는 AI와 로봇 기반 자동화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6월 인천 청라 하나드림타운 현장에서 자율주행 기반 ‘스마트 자재 운반 로봇’을 시연했다.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자재 운반 공정을 로봇이 수행해 작업 효율을 높이고 작업자·장애물을 스스로 인식해 안전하게 이동하는 방식이다.
현대건설은 2022년 AI를 탑재한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현장에 투입했다. 스팟은 계단·협소 공간 등 사람이 이동하기 어려운 구간까지 접근해 데이터를 촬영·전송하며, 개인별 숙련도나 컨디션 영향을 받지 않아 균일한 점검 결과를 제공한다. 아파트 공정·품질 관리를 위해 하루 2만여 장의 사진 촬영과 분석이 필요한데 로봇이 이를 자동화하면 품질 유지와 인력 절감 효과가 모두 기대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스마트건설이 더욱 중요해지는 만큼 로봇과 BIM, 디지털트윈, AI 등 기술을 적극 접목해 안전·품질 관리 역량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DL이앤씨도 디지털 전환을 통해 현장 인력 부담을 줄이고 있다. 회사는 드론 촬영과 AI 분석을 결합한 ‘디지털트윈 공정관리 시스템’을 주택·플랜트 현장에 적용 중이다. 토공량 산정, 공정률 검측 등 숙련도 의존도가 높던 작업을 자동화한 것으로 기존에는 숙련 기술자가 수작업으로 촬영·판독·물량 검토를 수행해 편차가 컸지만 AI 기반 분석 이후 정확도와 처리 속도가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드론 플랫폼을 활용하면 품질·안전 확보와 생산성 개선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며 “드론·AI·BIM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마트건설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건설기술인력 확보는 단순한 수급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 전환과 자동화 흐름에 맞춘 구조 개편 과제”라며 “AI·로봇공학은 향후 기술인력 공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핵심 요인으로, 반복 작업은 기계가 수행하고 사람은 고부가 공정에 집중하는 구조가 빠르게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투데이/조유정 기자 (youjung@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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