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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AI 커닝 어차피 못막아요”…이 명문대, 시험방식 완전히 바꾸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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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英케임브리지대 연구진 “방식 바꿔야”
    생성형AI 시대, 단순암기는 의미 없어
    대화와 토론 통해 문제 탐구·개념파악


    매일경제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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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 챗봇이 학교 시험을 통과할 정도로 발전하면서 단순 정보 암기 위주의 전통적인 교육 방식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학계의 공식 주장이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생성형 AI의 확산에 맞춰 교육계가 대화형 학습으로 중심축을 옮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루퍼트 웨게리프 케임브리지대 교육학과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영국 교육 기술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AI는 우리가 현재 학생들을 가르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제안하는 대화형 학습은 교사와 학생이 함께 문제를 탐구하고 다양한 각도에서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기존 중력 수업이 원리나 공식을 암기하는 것이었다면, 대화형 수업은 “왜 물체는 땅으로 떨어질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학생들은 토론을 거친 뒤 아리스토텔레스나 뉴턴, 아인슈타인 역할을 하도록 설정된 AI 챗봇과 대화하며 자신의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개념을 파악한다.

    연구진은 AI가 과거 문자가 발명됐을 때 만큼 교육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기술이라고 진단했다. 웨게리프 교수는 “만약 챗GPT가 우리가 학생을 평가하는 시험을 통과할 수 있다면 우리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준비시키고 있는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학생들이 숙제 에세이를 AI에 의존하는 현상을 인지적 독(cognitive poison)이라 비유하며 이는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을 생략하게 만들어 학습 발달을 저해한다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AI를 교육에 성공적으로 통합하기 위한 이중 대화 교육법을 제안했다. 첫째는 AI가 토론의 가이드나 지원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현재 케임브리지대에서 개발 중인 모더레이터봇(ModeratorBot)은 그룹 토론에 참여해 특정 목소리가 대화를 독점할 때 개입하거나 토론을 유도하는 개방형 질문을 던진다.

    둘째는 AI가 ‘악마의 변호인’ 역할을 맡아 학생들의 추론을 테스트하는 방식이다. 오픈 유니버시티의 ‘비코즈(BCause)’ 프로젝트나 ‘큐리프레이머(QReframer)’ 같은 도구는 학생의 질문에 답하는 대신 학생의 논리적 가정을 되물어 비판적 사고를 돕는다.

    연구진은 AI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교육이 더욱 대화적이고 협력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 저자인 이모겐 케이스본 박사는 “AI가 학생들의 대화 및 비판적 사고 능력을 약화시키는 방식이 아닌 오히려 강화하는 방식으로 채택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웨게리프 교수는 “이러한 집단적 탐구와 추론 능력은 기후 변화, 민주주의의 위협 등 상호 연결된 지구적 과제, 즉 다중 위기(polycrisis)를 해결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AI가 이미 우리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지식 암기를 가르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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