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강화에도 상승 기대
거래량도 아직은 견조
16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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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간 주택 가격 상승률이 7년 만에 1%를 돌파했다. 10·15 부동산 대책을 전후해 매수세가 움직인 결과다. 서울 전역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지만 여전히 집값 상승 기대가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이 내놓은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가격(매매가격지수)은 1.19% 상승했다. 수도권(0.6%)과 전국(0.29%)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비수도권은 가격 변동률이 0%를 기록했다. 부산과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5대 광역시는 오히려 0.01% 하락했다.
서울 월간 집값 상승률이 1%를 넘은 것은 2018년 9월(1.25%) 이후 72개월 만의 일이다. 서울 집값 변동률은 최근 7년 사이 통상 소수점 한 자릿수대에서 등락하며 횡보했다. 2022년 하반기 하락세가 뚜렷해진 무렵에는 한때 1.96% 하락하기도 했으나 다음 해 상반기 곧바로 평상시 등락폭을 회복했다. 최근에는 올해 6월(0.95%)에 1%에 근접했으나 곧바로 상승세가 둔화해 9월에는 0.58%까지 떨어진 바 있다.
그래픽=박종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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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 집값 급등은 규제 강화에도 집값이 장기적으로는 오른다는 기대가 시장에 뿌리내렸다는 방증이다. 집을 산다면 집값이 최소한 떨어지지는 않거나 오를 지역에 집을 마련하는 기대를 반영한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서울 자치구별 상승률을 살펴보면 성동구는 무려 3.01%나 올랐다. 송파구(2.93%) 강동구(2.28%) 마포구(2.21%) 양천구(2.16%) 등도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매수세가 몰리며 매매 거래량도 아직은 견조했다. 업계에서는 규제 강화 후 한동안 매물 잠김 현상이 발생해 거래량이 급감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당장 지난달에는 감소세가 급격하지는 않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16일까지 신고된 지난달 거래량은 8,012건으로 9월(8,650건)보다는 조금 적고 7, 8월(4,000건대)보다는 많았다. 올해 서울 거래량은 1월(3,345건)부터 서서히 증가해 6월(1만1,263건)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집값 급등 여파에 수도권 전셋값도 출렁이고 있다. 지난달과 전월을 비교하면 수도권은 상승폭이 0.17%에서 0.3%로 커졌고 서울도 0.3%에서 0.44%로 높아졌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과 수도권의 재건축 지역, 학군 유망 지역의 주요 단지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집중되고 집값 상승 계약도 체결되고 있다"며 "전세와 월세도 역세권과 학군 유망 단지를 중심으로 지속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매 시장이 반짝 활기를 보이자 지난달 민영 주택 분양 시장도 흥행했다. 서울과 분당 등 정비사업장은 최고 326.7대 1의 청약 경쟁률(힐스테이트 이수역 센트럴)을 기록했고 규제 지역 바깥 단지들도 입지가 괜찮은 지역에서는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지난달 전국에서 분양한 단지 26곳 가운데 절반(15곳) 정도가 1순위 청약 접수자가 공급 세대 수보다 많았다. 전국 1순위 청약 경쟁률은 8.1대 1을 기록해 전월(4.1대 1)의 2배에 달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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