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AP/뉴시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1일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3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 중국 관영 CCTV 산하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은 중국이 "실질적인 보복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경고했다. 해당 계정은 제재 부과, 경제·외교·군사 관계 중단, 무역 제한을 잠재적 보복수단으로 암시했다. 중국 당국은 위위안탄톈을 통해, 정책을 암시하는 경우가 많아 이 계정은 중국 당국의 태도를 점칠 수 있는 풍향계 역할을 해왔다.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도 관변학자가 쓴 16일자 논평에서 "일본 군대가 대만 문제에 개입할 경우 일본 전역이 전장이 될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7일 중의원(하원)에서 '대만 유사 시'는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힌 후 중일 갈등이 확산되는 중에 나온 발언들이다.
중국이 관광객과 유학생들에게 일본 내 위험이 높아졌다고 경고함에 따라 양국 간 교역에 종사하는 기업들에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간 일본 방문객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 관광객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면서 17일 일본증시에서는 시세이도가 최대 11% 폭락하고, 일본항공이 3.75% 하락하는 등 여행 관련 주식이 직접적 영향을 받았다. 홍콩 당국도 일본 여행시 경계 및 주의를 강화할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올들어 9월까지 일본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은 749만명으로 일본을 방문한 전체 관광객의 24%를 차지했다. 홍콩 관광객도 182만명에 달했다.
올해 1~9월 일본을 방문한 국가별 관광객 수/그래픽=김현정 |
17일 일본은 가나이 마사아키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중국에 급파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제니퍼 웰치는 이번 사태를 "다카이치 총리의 임기 초반에 조건을 설정해서 일본이 추가 조치를 취하지 못하도록 하고 다른 국가들이 유사한 발언을 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본은 상대적으로 쉬운 타겟이며 관광은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짚었다.
일본에게 중국과의 경제적 이해관계는 상당하다. 중국은 일본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며 위위안탄톈이 지적했듯이 일본 제조업체들은 핵심 원자재 확보를 중국 수입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2012년 중국과 일본 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갈등이 악화됐을 때는 수개월간 지속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본의 대중 수출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롬바르드 오디에 싱가포르의 이호민 거시전략가는 "향후 몇 달간 일본 서비스업 활동에 다소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중국 관광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소매, 레저, 부동산, 항공 관련 기업들이 이번 사태로 인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블룸버그는 중국이 이미 정치적 갈등을 이유로 이웃 국가들에게 경제적 보복 조치를 취할 의지를 보여왔다고 전했다. 2017년 중국은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 결정이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한국에 무역 제재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에 중국이 일본에 대해서 비슷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다고 짚었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