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억 수원지방검찰청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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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억 수원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자 전국 검사장들이 집단 반발했고, 이에 검사장 징계 절차가 논의된 것에 대한 여파로 풀이된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검사장은 이날 대검찰청과 법무부 등에 사의를 밝혔다.
앞서 박 검사장 등 18명의 검사장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를 통해 노만석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항소 포기에 대한 경위를 설명해달라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당시 검사장들은 "(노만석 당시) 대행께서 밝힌 입장은 항소 포기의 구체적인 경위와 법리적 이유가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아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일선 검찰청의 공소 유지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검사장들은 항소 포기 지시에 이른 경위와 법리적 근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다시 한번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후 정부는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반발해 입장문을 낸 검사장 18명에 대해 평검사로 전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정치권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검사장들에 대한 감찰 및 징계 요구 의견이 다수 나왔다.
검찰청법상 검사의 직급은 검찰총장과 검사 둘로만 구분하는 탓에 평검사로의 보직 이동이 법규상의 불이익 조처는 아니지만 검사장으로써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것이라 사실상의 강등이나 다름이 없다.
박 검사장은 사법연수원 29기로 18명의 검사장 중 제일 고참에 해당한다. 박 검사장은 광주지검 강력부장, 대검찰청 마약과장·조직범죄과장, 서울 중앙지검 강력부장, 수원고검 차장, 창원지검장, 대전지검장, 인천지검장 등을 지냈다.
박 검사장이 사의를 밝힘으로써 그가 본부장으로 내정됐던 마약범죄전담합동수사본부(마약합수본) 출범도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약합수본은 중대범죄수사청 체제 점검 차원에서 예행연습으로 운영될 것으로 알려진 기관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7일 대장동 의혹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5명에 대한 항소장을 마감 시한까지 제출하지 않았다. 정진우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항소장 제출 마감 4시간여 전까지 항소 제기를 승인했지만, 대검이 재검토 지시에 이어 최종 불허하자 수사·공판팀에 항소 포기 방침을 전달했다.
검찰의 항소 포기 직후 정 지검장이 사의를 표했고 대장동 사건 수사·공판검사들 뿐만 아니라 검찰 내부 불만이 터져 나오며 논란이 불거졌다.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정진솔 기자 pinetr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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