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조건 하에 조정할 수 있는 문구 받아내”
“美, 韓이 무역·안보서 수혜국이라 생각”
“8월 초 ‘을사늑약 저리가라’ 정도 요구”
“정상회담 앞둔 5쪽 입장문이 돌파구”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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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한국의 대미 투자에 따른 수익금을 한미가 5대 5로 나누도록 한 관세협상 결과에 대해 “마지막까지 (조정하자고) 주장했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계속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17일 SBS 8 뉴스에 출연해 위와같이 밝히며 “일정 조건하에서는 조정할 수 있는 문구도 받아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이번 협상은 글로벌 불균형 속에서 미국이 무역 적자를 보충하려는 환경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미국은 글로벌 무역환경과 안보 환경에서 한국은 수혜국이라 생각하고, 일본과의 협상에서도 그랬듯 수혜국이 어느 정도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익성 있는, 5대 5 배분 걱정이 들지 않을 사업을 고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근본적으로 대등하지 않은 관계에서 이뤄진 협상이었던 만큼 수익을 낼 만한 투자처를 찾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이 무리한 투자를 요구할 가능성에 대해 그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위원장인 협의위원회와 사전 협의하기로 돼 있다”며 “상업적 합리성을 강조했기 때문에 충분히 수익성 없는 사업은 막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김 실장은 협상 기간 미국의 무리한 요구에 놀랐던 뒷얘기도 소개했다.
그는 “8월 2일 토요일이었다. 산업정책비서관이 미국에서 보낸 문서가 왔다고 하기에 어떤 내용이냐고 물으니 ‘을사늑약은 저리 가라 할 정도입니다’라고 했다”며 “문서 형식이나 내용 등이 오죽하면 그런 표현을 했겠느냐. 정말 황당무계한 내용 일색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8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긴장이 고조되고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었다”며 “저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두 시간 정도 마지막 설전을 해보니 비로소 미국의 요구가 더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천500억 달러가 우리 예상과 달리 전액 현금 투자를 의미한다면 어떻게 조달해야 할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강화된 우리 입장을 담아 5페이지 문서로 보냈다”며 “그때 통화 스와프 등 외환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달라(는 내용이 있었다). 미국도 굉장히 난감했을 것이고, 한참은 양국 간 대화도 없었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 실장은 “8월 정상회담 이후 (보낸) 훨씬 강화된 우리의 입장문, 그게 협상의 돌파구가 됐다”며 “기본 원칙을 끝까지 관철해 200억 달러 연간 한도 등 양보를 얻어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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