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제공] |
아마존이 17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을 채권 시장에서 조달하며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장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알파벳), 메타, 오라클에 이어 아마존까지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가세하면서, AI 주도권을 쥐기 위한 빅테크들의 '돈의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아마존은 120억달러(약 17조6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지난 2022년 11월 이후 3년 만의 외부 자금 조달이다.
현금 부자인 아마존이 높은 조달 금리 부담을 감수하면서 대규모 자금 수혈에 나선 것은 AI 인프라 투자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생성형 AI 구동을 위한 데이터센터 확보가 경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레버리지(차입)'까지 일으켜 인프라 확충 속도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2022년 대비 2배로 늘어난 데이터센터 용량을 2027년까지 다시 2배 더 늘릴 것”이라며 인프라 확장에 사활을 걸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앞서 오라클은 9월에 180억달러, 메타는 지난달 300억달러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역시 250억달러를 조달했다.
월가 분석가들은 아마존의 올해 자본지출이 1250억달러(약 183조원)에 달하고, 내년에는 1470억 달러(약 205조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3년 대비 약 3배 급증한 수치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과소 투자보다 과잉 투자가 낫다”며 공격적인 선행 투자를 천명한 것처럼, 빅테크들은 지금 투자하지 않을 경우 AI 생태계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인식을 공유한다.
빅테크의 공세적인 '인프라 머니 게임'은 국내 클라우드 업계(CSP)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수백조원을 쏟아붓는 아마존, MS 등과 비교해서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 토종 기업의 투자 여력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빅테크가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국내 AI 데이터센터를 선점하고 최신 GPU 자원을 독식할 경우, 기술 격차 확대는 물론 장기적으로 AI 플랫폼 종속이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