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美전력사 초청해 765㎸ 송전망 선보여
원전업계도 美서 포럼 열고 현지시장 '노크'
한국전력공사의 초청으로 방한한 ITC 홀딩스, AES 코퍼레이션 등 미국 전력망 운영·건설 기업 관계자가 지난 10일 한전 신안성변전소를 시찰하고 있다. (사진=한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8일 한국전력(015760)공사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10~14일 ITC 홀딩스, AES 코퍼레이션, 미국전력연구소(EPRI) 등 미국 전력망 운영·건설과 관련한 13개 기업·기관 관계자를 한국으로 초청해 765킬로볼트(㎸) 송전망 기술교육 워크숍을 진행했다.
765㎸ 초고압 송전망 북미시장 진출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미국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765㎸ 송전망 구축을 추진 중이지만, 경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전은 이번 워크숍에서 현재 운영 중인 신안성변전소와 고창전력시험센터를 보여주며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 HD현대일렉트릭(267260), LS(006260)전선, 보성파워텍(006910), 제룡산업(147830) 등 전력기기 기업의 생산라인도 둘러봤다.
전력산업계로선 한미 전략투자 MOU 체결이 미국시장 진출의 큰 기회이기도 하다. 한미 양국이 협약에 따라 한국이 조성한 총 2000억달러를 미국에 직접 투자하기로 했고, 이중 상당 부분이 미국 전력 인프라 투자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투자처를 결정하는 구조지만, 미국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보급에 필요한 전력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어 발전소와 송·변전설비 확충이 시급하다.
한국 전력산업계도 일찌감치 미국 전력시장 진출 확대를 추진해 온 만큼, 한국 정부의 투자가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인다면 ‘윈-윈’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대미 투자사업은 한국 정부가 투자하는 만큼 한국 기업에 우선 참여 권한이 있다.
이창열 한전 기술기획처장은 “‘765㎸ 팀 코리아’는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전략 모델”이라며 “K-전력기술의 미국 전력망 적용을 앞당겨 우리 기업들이 공동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왼쪽)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지난 8월 25일 미국 워싱턴 D.C. 월라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미 제조업 파트너십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산업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실제 우리보다 앞서 대미투자 MOU를 체결한 일본도 약속한 5500억달러 투자 중 절반이 넘는 3320억달러를 대형 원전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과 기타 발전소, 송·변전설비 부문에 투자한다.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의 원전 건설에 미쓰비시중공업, 도시바 등의 참여를 전제로 1000억달러를, 미국 에너지기업 GE버노바 및 미일 합작 SMR 기업 히타치 GVH의 SMR 건설에 1000억달러를 각각 투입한다.
한국 원전업계도 ‘마누가(MANUGA)’로 일컫는 한미 공동 원전사업 추진을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한국원전수출산업협회는 산업통상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 원자력 공급자 포럼을 열고 국내 원전기업과 미국 원전 운영사 및 SMR 개발사와의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 한전기술(052690), 두산에너빌리티(034020) 등 체코 원전 수주를 이끈 ‘팀 코리아’ 일원 외에 중소·중견 기자재 기업도 참여했다.
다만, 한전·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 합작법인(JV) 설립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여서 자칫 미국의 원전산업 파트너 지위를 일본에 내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측은 올 1월 지식재산권 분쟁 종결 합의를 계기로 JV 설립 논의를 이어왔으나 이익 배분과 관련한 이견 속 협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