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내 반감 유도하기 위해
우크라 국적자 공격에 활용"
도날트 투스크(맨 오른쪽) 폴란드 총리가 17일 바르샤바–루블린 철도 노선에서 발생한 폭파 현장을 방문해 담당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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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폴란드 철로에서 잇따라 발생한 폭발 사건은 러시아 정보당국에 포섭된 우크라이나인 2명의 소행이라고 폴란드 당국이 밝혔다. 이들이 노린 철로는 우크라이나로 서방의 무기와 원조 물자를 실어 나르는 핵심 통로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는 폴란드는 2022년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킨 후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해왔다. 이에 군사, 사이버, 심리전 등에서 러시아의 표적이 돼 왔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이날 하원에 출석해 “방해 공작(사보타주)을 저지른 용의자 2명을 특정했다”며 모두 우크라이나 국적을 보유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들이 오랫동안 러시아 정보기관과 협력해 왔다”며 “두 용의자는 범행 후 즉시 폴란드를 떠나 러시아 맹방인 벨라루스로 도주했다”고 밝혔다.
투스크 총리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한 명은 이미 지난 5월 우크라이나에서 방해 공작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으며 나머지 한 명은 돈바스 지역 출신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휴전 조건으로 영토 이양을 요구한 돈바스는 오랜 기간 러시아 통제하에 있었다. 투스크 총리는 "러시아가 유럽 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반감을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우크라이나 국적자들을 공격에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루블린주의 미카와 푸와비 두 지역에서 철로가 폭파되고 전선이 손상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첫 번째 사건은 15일 오후 9시쯤 미카에서 일어났는데 화물 열차가 이 마을을 통과하는 순간 군용 등급의 C4 폭약이 터졌다. 이틀 후인 17일에는 푸와비 지역에서 전력선이 파손돼 승객 475명을 태운 열차가 급정거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폴란드 당국은 이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했다.
투스크 총리는 “두 사건 모두 고의적이었고, 그들의 목적은 철도 대참사를 일으키는 것이었다”며 “폴란드 국가 안보에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폴란드 당국은 용의자들의 신상 정보와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했으나 수사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공개하진 않았다. 폴란드는 벨라루스와 러시아 측에 용의자들의 신병 인도를 요구할 방침이다.
베를린= 정승임 특파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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