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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기자수첩]명칭만 바뀐 서민금융…과감한 금리 인하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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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현 정부는 은행권에 대한 정책 방향으로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으로의 대전환을 제시했다. 생산적 금융은 부동산과 가계대출에 쏠린 자금을 기업과 혁신산업 투자로 돌려 생산성을 높이는 정책 기조다. 포용금융은 저소득 저신용자 등 제도권에서 밀려난 금융 소외계층에 대출을 비롯한 서비스를 제공해 기회를 확장하는 것을 말한다.

    사실 은행들은 이전에도 상생금융 등의 명칭으로 이 같은 활동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서민층을 대상으로 이자장사에 치중하고 있다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이자산정 체계 등 기존의 영업방식은 그대로 고수한 채 자영업자 등 일부 취약계층에 집중한 사후 지원에 초점을 맞춰 사회적 체감도가 떨어지는 실정이다.

    이제는 금리 산정과 공급 방식 자체에 대한 고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동안 관행으로 이어지던 가산금리 높이가 맞는지, 중저신용 취약계층에 지금보다 부담을 낮춘 수준으로 공급이 가능한 것은 아닌지 면밀히 검토하는 과제다.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대안신용평가 시스템 고도화로 연체율 등 리스크를 낮추면서 보다 폭넓은 고객군 수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반적인 변화는 단기적으로 이자수익이 감소할 수 있어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러나 중장기적 관점으로는 이보다 훨씬 더 큰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의 기반이 될 수 있다. 고객이 어려울 때 우산을 거두지 않고 기회를 제공한 은행이라는 타이틀은 현 경제주축 세대를 넘어 미래 세대까지 이어지는 가치로 남는다. 지금처럼 예대금리차를 벌려 이자마진을 확대하며 오르는 리딩뱅크 자리와는 사뭇 결이 다르다.

    은행업은 한 곳이 혁신하면 따라가는 특성이 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은 해마다 순이익 선두 경쟁을 벌여 이번 포용금융 선점이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금융당국 정책 기조에 빠르게 화답하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전국에 가장 많은 영업망을 보유한 NH농협은행이 먼저 나서는 것도 중장년층을 위시한 고객 체감도를 높이는 데 효과를 낼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한발 앞서나갈 수도 있다. 각종 서비스 수수료와 외화 환전 무료, 매일 이자받기, 모바일뱅킹 앱의 편리한 직관성 등 새로운 시도는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이 주도해왔다. 카카오뱅크는 대안신용평가로 중·저신용대출 1조원을 추가 공급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대안신용평가모형을 외부에 개방해 포용적 금융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케이뱅크도 생계형 적합업종 보증서대출을 출시하며 소상공인 포용금융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제는 그동안 이어진 이자장사 일변도에서 한 단계 올라간 금융서비스의 고도화를 시대가 요구하고 있다. 은행권이 기존 이미지를 탈피해 고객의 든든한 안전망으로 변모하기를 국민적 기대감이 모이는 시점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rom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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