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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9 (금)

    산업화의 상징 울산 공업탑 ‘시민 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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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市, 도심 도시철도 건설로 이전 추진

    접근성 좋은 대공원 동문으로 이전

    “원형 보전 불가, 재제작 설치해야”

    “원래 자리에”…이전 반대 의견도

    헤럴드경제

    내년 울산도시철도 1호선 건설로 이전이 추진되고 있는 울산 공업탑 전경. 1967년 건립 이후 1980년대에 5개의 도로로 확장되면서 지금의 로터리가 됐다. [울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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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울산)=박동순 기자] “산업도시 울산의 상징인 ‘공업탑’이 건립된 이후 60년 가까이 교통섬에 갇혀 시민과는 단절되었던 만큼, 이제 이전을 계기로 시민의 손길을 느끼며 울산의 역사를 전하는 소통의 상징물이 되어야 합니다.”

    지난 17일 공업탑 이전·설치 자문위원회가 열린 울산시청 본관 4층 국제회의실에서는 울산의 대표 상징물인 공업탑의 이전 방식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개진된 가운데 향후 공업탑은 지금처럼 하루 10만대의 교통량으로 둘러싸인 ‘갇힌 곳’이 아니라 시민들이 상시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자리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다.

    울산시는 공업탑로터리를 지나는 경로에 내년 도시철도(트램) 1호선 건설로 지금의 회전교차로에서 평면교차로(路)로의 전환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공업탑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전 후보지는 울산연구원의 연구 결과 ▷울산대공원 동문 ▷태화강역 광장 ▷번영로 사거리 등 검토돼 온 곳 중 울산대공원 동문(東門)이 실현 가능성과 활용성, 주변 인프라와의 시너지, 시민 접근성에서 가장 적합한 것으로 분석됐다.

    울산 공업탑은 울산 시민에게는 ‘산업수도 울산의 발전사’와 동의어이다. 울산이 1962년 국내 최초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것을 기념해 1967년 탄생한 이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전국 1위 도시’가 되기까지 58년 동안이나 시민사회와 함께해 왔기 때문이다.

    형상은 ‘공업’을 상징하는 톱니바퀴 단상 위에,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목표 인구 50만명’을 상징하는 높이 22.4m의 철근 콘크리트 기둥 5개가, 세계평화를 상징하는 지구본을 떠받치는 모습이다. 탑을 가운데 두고서 동서 방향으로 ‘평화로운 한국’ 메시지를 담은 하늘 높이 두 손을 든 여성상과 ‘근면과 인내’ 메시지를 담은 망치와 쇳덩이를 든 남성상이 역동적인 모습으로 서 있다.

    남성상 아래 기단에 붙은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치사문’은 공업탑의 정체성을 대변한다.

    ‘사천년 빈곤의 역사를 씻고 민족 숙원의 부귀를 마련하기 위하여 우리는 이곳 울산을 찾아 여기에 신(新)공업도시를 건설하기로 하였습니다. (독일) 루르의 기적을 초월하고 신라의 영성(榮盛)을 재현하려는 이 민족적 욕구를 이곳 울산에서 실현하려는 것이니…….(이하 생략)’

    헤럴드경제

    울산시가 지난 17일 울산시청 국제회의실에서 한삼건 위원장 주재로 공업탑 이전·설치 자문위원회를 열고 최적의 공업탑 이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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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이 같은 역사성을 간직한 공업탑의 이전 문제를 토의하면서 ▷건립 후 58년으로 노후화 ▷2010년 정밀안전진단 결과 ‘C등급’ 등으로 원형 그대로의 이전이 불가하고, 부분을 절단해 이전하더라도 되붙이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울산 발전사와 시민의 정서가 담긴 상징물인 만큼 ▷원래의 조형성을 살린 재제작 ▷간선도로에서도 잘 보이는 곳 ▷시민이 즐겨 찾을 수 있는 공간 디자인을 고려한 이전에 공감했다.

    이와는 달리, 공업탑 존치를 바라는 여론도 있다. 울산의 주력 산업체에서 근무하고 정년퇴직한 정모(65·울산시 남구 신정동)씨는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이 역사의 보전이고, 또 이전하면 건립 취지와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도시철도를 건설하더라도 공업탑을 비껴가게 해야 한다”고 이전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울산시는 이번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과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면밀히 검토해 공업탑이 새로운 도시 공간에서 시대적 의미를 성공적으로 계승할 수 있는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공업탑은 대한민국 산업화와 울산 성장의 상징인 만큼, 이전 과정에서부터 시민의 공감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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