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시총 1·2위 동시 빚투 1조원대
신용공여 잔고 26.6조원…연일 신기록
주가 하락세에도 개인, 반도체株 매수세
반도체 ‘슈퍼사이클’ 업황 전망 변함없어
최근 증시 조정에도 개인투자자의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는 더 뜨거워지고 있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 1·2위 종목이자 ‘반도체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빚투 규모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 전광판에 코스피 주요 종목의 거래 현황이 표출되고 있는 모습 [헤럴드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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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시가총액 1·2위 종목이자 ‘반도체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 4000선이 붕괴되며 위기감이 고조됐지만, 개인 투자자의 저가 매수세는 오히려 고조되는 흐름이다.
19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18일 기준으로 SK하이닉스의 신용잔고 금액은 1조144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SK하이닉스 빚투 규모가 1조원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 빚투 규모 증가세는 말 그대로 ‘폭증’ 수준이다. 2153억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3월 28일(주당 19만9300원)에 비해 8개월 만에 5.32배나 늘었다.
삼성전자 빚투도 연이어 최고치 경신 중이다. 지난달 17일 기준으로 1조406억원을 찍으며 11개월 만에 빚투 규모 1조원 벽을 먼저 돌파한 삼성전자의 신용잔고 금액은 전날 기준 1조4383억원까지 치솟았다. 11월 들어 한 번도 1조원대 아래로 내려온 적 없는 삼성전자 빚투 규모가 1조4000억원대까지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치 기록을 경신 중이다.
시총을 이끌고 있는 두 종목의 빚투 증가세는 자연스레 국내 증시의 빚투 규모 증가로 이어진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7일 기준 국내 증시 신용공여 잔고는 26조6029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포함된 코스피(유가증권) 시장의 빚투 규모가 16조7432억원에 이른다.
최근 ‘AI 거품론’ 등에 따른 주가 하락세에도 불구, 오히려 저가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11월 들어 개인 투자자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주식을 각각 4조6335억원, 2조350억원씩 순매수했다. 외국인(SK하이닉스 5조7799억원 순매도·삼성전자 1조6484억원 순매도) 투자자가 매섭게 팔아 치운 물량을 적극적으로 받아낸 셈이다.
코스피 지수 4000선이 무너졌던 지난 18일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135.63포인트(3.32%) 내린 3953.62로 장 마감, 7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 4000선 아래로 내려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78%, 5.94% 내린 9만7800원, 57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는데, 개인 투자자는 각각 918억원, 5249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국내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한때 ‘60만닉스(SK하이닉스 주가 60만원대)’, ‘10만전자(삼성전자 주가 10만원대)’였던 두 종목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자 개인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고 매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양대 반도체주를 향한 개인의 과감한 매수세는 국내외 증권가에서 한목소리로 내놓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이 자리 잡고 있다. 주가가 요동치고 있지만, 공급 가격 상승세에 따른 반도체 업황 호조란 큰 시나리오엔 변함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증권가는 오히려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에 대해 “올해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목표주가를 기준 65만원에서 7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선 반도체 업종 최선호주 의견을 유지했다.
박 연구원이 주목한 점은 SK하이닉스의 예상 실적이다. 박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 4분기 실적이 매출 28조8000억원, 영업이익 15조원으로 컨센서스(영업이익 14조1000억원)를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특히 범용 메모리 제품의 고정가격 예상치를 분기 대비 27% 상승에서 37% 상승으로 올리면서 4분기 추가 가격 상승도 가능해 보여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더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이유에서다.
SK하이닉스 D램 내 범용 제품의 영업이익 비중은 올해 3분기 50% 수준에서 내년 1분기 70% 수준으로, 범용 D램의 영업이익률도 50% 수준에서 70% 수준으로 각각 급등하겠다고 예측했다.
올해 3분기 흑자 전환한 낸드(NAND)의 경우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를 중심으로 한 수요 증가와 제품 가격 상승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범용 D램은 가격 상승 중심의 업황 회복 사이클이 나타나고 있고, 그 온기가 최근 들어 낸드 산업으로 확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당분간 가격 전망치와 컨센서스의 상향 조정 모멘텀(동력)이 주가 상승을 이끌어갈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도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변화한 것은 없다. 내년도 높은 데이터 센터 향(向) 수요와 공급 부족, 계약 기간 연장과 가격 상승 가속화 등 낸드(NAND)를 둘러싼 투자 아이디어에도 변한 게 없다”면서 “D램 산업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목격 중”이라고 말했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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