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국민 스프레드로 사랑받고 있는 베지마이트/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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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호주 빅토리아주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한 재소자가 교도소 측을 상대로 '베지마이트' 금지 조치를 풀어달라며 법적 투쟁에 나섰다. "호주인으로서 문화를 향유할 권리가 침해당했다"는 이유에서다.
18일(현지시간) AP에 따르면 호주 빅토리아주에서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안드레 맥케크니(54)는 빅토리아주 인권 및 책임 헌장에 명시된 "특정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모든 사람은 자신의 문화를 향유할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며 빅토리아주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또 교정법상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적절한 음식을 제공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교도소의 베지마이트 반입 금지 결정을 법에 따라 다시 정하도록 법원이 명령해 줄 것을 요청했다.
베지마이트는 맥주 양조 시 생기는 효모 추출물로 만든 검고 끈적한 스프레드다. 특유의 짜고 씁쓸한 맛 때문에 호주 밖에서는 극단적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으로 통하지만 호주에선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1923년 호주에서 제조되어 온 이래 호주 국민들 대다수의 아침 토스트나 샌드위치에 빠지지 않는 문화적 아이콘이 됐고, 호주 가구의 80% 이상이 집에 베지마이트를 꼭 비축해 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빅토리아주 교정국은 2006년부터 모든 교도소에서 베지마이트를 금지 물품으로 지정했다. 수감자들이 베지마이트의 강하고 자극적인 냄새를 이용해 불법 약물 포장재에 발라 마약 탐지견의 후각을 교란하는 데 악용하거나, 알코올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효모를 포함하고 있는 점을 이용해 교도소 내에서 불법 주류 제조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살인죄로 수감 중인 재소자의 '문화향유권' 주장에 반발이 없는 것은 아니다. 범죄 피해자들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는 변호사 존 헤런은 "매우 경솔한 소송이고 피해자 가족들에게 모욕적인 것"이라 비판했다. 그는 "피해자들(유족들)은 아무런 권리도,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언제나 논의는 가해자에게만 초점을 맞춘다"며 "피해자들이 겪은 비극에 소금을 뿌리는 셈"이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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