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강 서안 긴장 |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에서 최근 테러와 폭력 사건이 빈발하면서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2년여간 가자지구에서 전쟁한 끝에 휴전한 참이지만 이번에는 서안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무장봉기하는 '인티파다'가 또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칼럼에서 "3차 인티파다를 위한 여건이 무르익고 있다"며 "이미 분위기가 험악해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특히 전날 구시에치온 교차로에서 발생한 흉기 테러로 이스라엘인 4명이 사상한 데 대해 "서안에서 갈등이 격화할 위험이 우리 머리 위에 맴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인티파다란 아랍어로 반란이나 봉기, 저항운동 등을 뜻하는 말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에서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점령에 맞서 두 차례 대규모 무장투쟁에 나선 일을 가리킨다.
1차 인티파다는 1987년 이스라엘 군용 차량이 가자지구 난민촌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 차량을 치어 4명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발생했으며, 오슬로 1차 협정이 체결된 1993년까지 이어졌다. 이 기간 양측에서 약 2천명이 사망했다.
2차 인티파다는 2000년 이스라엘 야당인 리쿠드당 지도자이자 총리 후보였던 아리엘 샤론이 동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지 알아크사 사원을 방문하면서 시작돼 2005년 끝났고, 이스라엘인 약 1천명과 팔레스타인 주민 약 3천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와이넷은 무기 밀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장악력 약화, 유대인 정착민의 폭력 행위 등을 '3차 인티파다'를 촉발할 요인으로 지목했다.
요르단강 서안 긴장 |
먼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합의 바로 전날인 지난달 8일 이란에서 서안으로 반입된 대인지뢰, 무인기(드론), 대전차로켓, 로켓추진유탄발사기(RPG), 수류탄, 권총, 돌격소총, 기관총 등 대량의 무기가 적발됐다는 것이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소속 특수부대가 이 밀수의 배후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 와이넷은 "이것이 처음도, 마지막도 아닐 것"이라며 "이란은 '유대와 사마리아'(서안의 이스라엘식 표현)에 불을 지르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가자지구를 관할하는 하마스를 견제하면서 서안의 치안을 책임져온 PA의 위상도 흔들린다. PA 수반 마무드 아바스는 90세로 고령이고 그의 후계자로 꼽히는 후세인 알셰이크 부수반은 부패 이미지로 높은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PA의 건재가 이스라엘의 안보 이익에 부합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내각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이 가시화하는 것을 피하고자 PA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다고 와이넷은 꼬집었다.
또 와이넷은 유대인 정착민들의 폭력이 팔레스타인 주민 사이에 '공격 동기'를 부추긴다고 봤다. 최근 서안의 정착촌 거주민들이 팔레스타인 마을에 침입해 불을 지르거나 모스크(이슬람 사원)에 낙서하는 등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 군과 경찰이 이런 일들을 사실상 방조하고 있고, 극우 성향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아예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와이넷은 "네타냐후 정부는 '퍼펙트 스톰'의 여건이 조성되는 것을 무시하면서 폭발을 조장하고 있다"며 "겉보기에 별 것 아닌 단 하나의 '포그롬'(유대인 박해) 사건조차 무장 테러리스트의 매복 공격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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