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4089.25)보다 135.63포인트(3.32%) 내린 3953.62에 마감한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58.0원)보다 7.3원 오른 1465.3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사진=김혜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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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자본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 AI(인공지능) 거품론이 확산하고 금리인하 전망이 후퇴하면서 주요국 증시가 동반 조정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실제로 미국 CNN의 '공포와 탐욕 지수'는 현재 '극단적 공포' 구간에 머물러 있다. 불과 보름 전만 해도 4200을 넘겼던 코스피는 19일 장중 3900선을 내주는 등 2주 가량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 역시 7개월만에 9만달러 선이 무너졌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시세도 흔들린다. 지난 12일(현지시각)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온스당 4213.60달러에서 18일(현지시각) 4066.50달러로 내려앉았다.
원/달러 환율은 1450원선을 훌쩍 넘어섰다. 달러 인덱스가 특별히 높은 수준이 아니고, 국내 거시경제 지표 역시 원화 가치가 이정도로 떨어질만큼 나쁘지 않음에도 고환율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다. '고환율이 뉴노멀(새 기준)로 굳어간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약해진 원화 흐름이 단기간에 정상화되기 어려운 환경임을 보여준다.
특히, 환율은 전통적인 경제 지표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더 주목을 받는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서학개미(해외에 투자하는 개인)를 고환율 원인으로 지목한다. 국장(한국 증시)에 대한 여전한 불신, 앞으로도 원화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 등에 서학개미들은 국장(한국 증시)로 '유턴'하기를 꺼린다는 의견이다.
최근 국내 증시는 외국인 매수세가 주도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외국인 수급이 극단을 오가면서 증시 변동성은 커졌다.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의 위험성 또한 부각되고 있다. 변동성은 기회와 함정을 동시에 수반한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수록 투자자들은 '지금이 아니면 늦는다'는 조금함을 가질 있다. 일부 고수익 사례가 입소문을 타면서 레버리지 수요도 늘어난다. 더욱이 고환율 구간에서는 해외투자 수익률이 환율 효과로 과장돼 투자자들이 느끼는 리스크 감수성을 왜곡시킬 수도 있다. 환율은 기업 실적에도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원화 약세로 실적이 일시적으로 좋아 보이는 기업이 있겠지만 내실이 좋아지지 않은 이상 지속 가능성과 무관하다.
과도한 빚투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국내 투자자들의 빚투 성향을 나타내는 신용공여잔고는 지난 17일 기준 26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초만해도 15조6000억원 수준이었다. 1년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70% 넘게 증가한 셈이다. 해외 시장 투자 대기 자금인 외화투자자예탁금도 15조원 남짓으로, 해당 통계가 기록된 이후 최대 규모다.
전문가들이 변동성 구간에서 강조하는 전략은 단순하다. 예측보단 대응, 집중보다는 분산, 공격보다는 방어다. 이례적이고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서 빚투가 확대되는 것은 분명 위험 신호다. 변동성과 뉴노멀이 혼재하는 시장에서 가져야 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냉철함을 유지해야 한다.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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