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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창전동 '모자 사망' 아파트 화재 원인 '배터리팩'…여전히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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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18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소방, 경찰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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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서울 마포구 창전동 아파트에서 모자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가 전기스쿠터 배터리팩에서 시작했다는 소방당국의 결론이 나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배터리팩 내부 전기적 발열에 의한 발화 가능성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같은 용량의 배터리를 포함한 동일 모델의 전기스쿠터는 정부 보조금 지급 대상으로 여전히 판매되고 있다.

    20일 본지가 입수한 마포소방서 '화재발생종합보고서'에 따르면 8월17일 사고 당일 창전동 아파트 주거지 내 작은 방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스쿠터의 리튬이온배터리팩에서 불이 시작됐다. 이후 리튬이온배터리에서 급격한 열폭주가 발생하면서 불이 확대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에 대해 "배터리팩에서 미상의 선행원인에 의해 배터리셀 분리막 절연파괴 및 극판 간 단락이 발생해 급격한 열폭주를 발생시킨 전기적 요인(미확인 단락)에 의한 화재로 추정한다"며 "배터리팩 하우징에서 물리적인 외부 충격을 입증할 수 있는 변형, 파손, 천공, 압흔 등 물적 근거가 식별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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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전동 아파트 화재 원인 조사 결과. /그래픽=이지혜 기자.



    이번 조사는 국과수 감정 결과를 종합해 이뤄졌다. 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과는 화재 직후인 8월20일 배터리팩과 충전기 잔해, 전원 벽체 콘센트를 수거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배터리팩 내부에서 발생된 전기적 발열에 의한 발화 가능성을 고려해볼 수 있다"며 "배터리팩 내부의 충·방전 접속구 단자, 연결 전선에서 전기적 용융흔이 식별된다"고 판단했다.

    소방당국은 국과수 감정과 화재 시점, 연소 진행 양상 등 조사 결과를 종합해 사용자 부주의 가능성과 충전기 오용 가능성을 배제했다. 소방당국은 보고서에서 "배터리팩과 충전기에서 사용자가 임의로 개조한 흔적이 식별되지 않는다"며 "충전기 오용 가능성에 의한 과충전 발생 가능성은 배제된다"고 밝혔다. 국과수도 "대조품(정품)과 감정물(증거물)은 동일 규격 제품으로 추정돼 충전기 오용 가능성은 배제된다"고 봤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국과수가 '배터리팩 내부 충·방전 접속구 단자에서 전기적 용융흔이 식별된다'고 한다면 충전 접속 단자부가 화재의 시작점일 가능성이 높다"며 "(용융흔이 있는) 배터리팩 충전 접속부에서 불이 시작돼 배터리셀 쪽으로 불이 전이된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발생한 제품의 수입·판매 업체 A사의 전기스쿠터는 여전히 시중에서 제약 없이 판매되고 있다. 한 전자기기 임대 플랫폼은 사고가 발생한 기기와 같은 용량의 배터리를 포함한 전기스쿠터 제품에 대해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사의 전기스쿠터는 환경부가 올해 기준으로 구매보조금 지급대상으로 지정한 차종이기도 하다. 서울시도 8월13일 전기이륜차 민간 보급사업 공고를 내고 해당 차종 구매 시 보조금 100여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앞서 8월17일 마포구 창전동 아파트 14층 호실 작은방에서 오전 8시11분쯤 시작된 화재는 순식간에 거실과 복도로 번졌다. 이 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은 인력 265명을 투입해 같은 날 오전 10시42분쯤 완진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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