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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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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러 종전안에 유럽 또 뒷전?…EU "우크라·유럽 관여해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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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전 논의에서 배제될 가능성 경계…"'침략자' 러 양보했다는 말 못들어"

    연합뉴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새로운 종전안을 다시 꺼내 들자 유럽연합(EU)이 '패싱' 우려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20일(현지시간) 이날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외교장관 회의를 앞두고 기자들에게 "어떤 (종전)계획이든 작동하려면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관여해야 한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칼라스 대표는 "이 전쟁에는 한쪽은 침략자, 다른 한쪽에는 피해자가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만 한다"며 "그런데 우리는 러시아 측에서 양보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은 미국과 러시아가 비밀리에 추진해온 새 종전안 초안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접경한 동부 돈바스 전체를 양보하고, 군 규모의 절반을 축소하며 러시아어를 공식 인정해야 한다는 등의 조항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칼라스 대표는 자신이 아는 한 이 계획을 마련하면서 우크라이나나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유럽 국가들의 의견 수렴은 없었다며 "전쟁을 끝내기 위한 모든 의미 있는 노력을 환영하지만 전에도 말했듯 그것은 정당하고 지속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가 진정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이미 무조건적인 휴전에 동의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전 이래 러시아의 위협을 경계하며 우크라이나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온 유럽 국가들도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빠진 종전안에 반발했다.

    EU 외교장관 회의를 위해 브뤼셀을 찾은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휴전과 우크라이나의 향후 평화로운 발전에 관한 모든 교섭은 오직 우크라이나와 함께여야 하며 유럽 역시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에서의 평화는 우크라이나의 '항복'을 의미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에서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협의가 필요하며 이는 영토와 안보 문제에 대한 질서 있는 논의를 가능하게 하는 접촉선에서의 휴전으로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도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은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국가로서 우크라이나의 실존을 보장해야 하며 우크라이나와 EU의 관여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평화 노력을 높이 평가하지만 유럽은 우크라이나의 주요 지원국이고 유럽의 안보가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이런 까닭에 우리는 논의에 포함될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새 종전안으로 보도되는 내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승인을 받은 것인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라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무엇보다도 이 계획의 배후가 정말로 '거물들'(big boys) 인지 파악해야 한다"며 "모든 소문을 접했고 이제 무엇이 진짜인지를 판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백악관에서 한자리에 모인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유럽 정상들
    [UPI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AP통신은 이같은 유럽 지도자들의 발언은 개전 이래 우크라이나 지원에 앞장선 터라 종전 논의에서 지분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유럽이 정작 종전 협상에서 또다시 뒷전으로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2월에도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배제한 채 러시아와 양자 협의만으로 종전 협상의 시동을 걸어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휴전안을 밀어붙이려 했다. 유럽 지도자들은 당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리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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