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고평가 논란 재부상…엔비디아 초강세에도 기술주 급락
비트코인 급락·옵션 만기·알고리즘 매매가 변동성 증폭
혼재된 고용지표에 연준 12월 결정 불확실성 더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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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전날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개장 직후 5% 이상 급등했으나, 이날 정규장에서는 2.5% 하락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AI 관련 빅테크 주가의 고평가 논란이 재부각되면서 매도 압력이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강세를 보여온 팰런티어는 5.2%, 오라클은 5.1%, 로빈후드는 9% 가량 떨어지고 있다.
이번 급반락의 배경으로는 여러 요인이 거론된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것은 AI 투자 대비 실제 수익성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다. 엔비디아의 초강세 실적에도 불구하고 “AI가 향후 몇 년간 지금과 같은 속도로 돈을 벌 수 있는가”라는 회의론이 다시 살아나면서, 그동안 급등했던 AI 관련주에서 차익 실현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픽테 자산운용의 아룬 사이는 “엔비디아 실적이 단기적 우려를 덜어주긴 했지만, 시장은 경쟁사들의 높은 밸류에이션과 AI 인프라 투자가 언제 수익으로 이어질지 여전히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 이사도 이날 “여러 자산시장에서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평균보다 높다”고 지적하며 고평가 부담을 언급했다.
밀러 타박의 매트 말리 수석 시장 전략가는 “핵심 질문은 ‘AI가 시장이 예상하는 만큼의 수익을 낼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일부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투자 수익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비트코인이 8만7000달러 아래로 밀린 것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비트코인은 이날 5% 하락하며 최근 한 달간 20% 넘게 떨어졌다. 여기에 금요일 예정된 옵션 만기(OPX)를 앞둔 포지션 조정, 빅테크의 공격적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우려 등이 겹치면서 기술주 중심으로 매도가 이어졌다.
하락폭을 키운 요인으로는 CTA(상품투자자문)와 퀀트 전략 등 체계적 자동매매 시스템도 지목됐다. 이들 알고리즘은 가격이 하락하거나 변동성이 커질 경우 기계적으로 비중을 축소하는 특성이 있어, 시장이 흔들릴 때 매도 신호가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서스퀘한나 인터내셔널 그룹의 크리스 머피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끝난 지금, 연준이 12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희박해지면서 투자자들은 연말 랠리를 이끌 요인이 무엇인지 의문을 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CTA 포지션은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전해진다. 체계적 자동매매 시스템은 소폭 순매수 상태지만, 추가 하락 시 추가 매도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용지표 역시 방향성을 흐리게 했다. 9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11만9000명 증가해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실업률은 4.4%로 상승했다. 연준 의사록에서 연내 금리 인하를 두고 내부 견해차가 드러난 가운데, 혼재된 고용 신호는 12월 결정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다.
파이퍼 샌들러의 크레이그 존슨 수석 기술적 분석가는 “엔비디아 실적으로 긴장이 일부 완화되긴 했지만, 시장의 폭(breadth)이 안정되고 회복 국면에 접어들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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