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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스마트폰 소식

    삼성 대표이사가 메모리·갤럭시 '겸직'…예상 깬 인사 포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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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전영현·노태문 공동 대표이사

    메모리사업부장·MX사업부장 겸직 유지

    예상 빗나가…핵심 사업들 더 무게 실어

    쇄신보단 안정 방점…경쟁력 회복 초점

    [이데일리 김소연 박원주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DS) 사업의 전영현 부회장, 모바일·가전(DX) 사업의 노태문 사장으로 양대 부문장 체제를 확고히 했다. 아울러 당초 예상과 달리 두 부문장이 DS부문 산하 메모리사업부와 DX부문 산하 MX사업부장 ‘겸직’을 유지한다. 삼성전자의 미래가 걸린 메모리 반도체와 갤럭시 모바일에 전략적으로 더 무게를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21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노태문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노 사장은 대표이사 겸 DX부문장 겸 MX부문장으로 ‘1인 3역’을 맡게 됐다. 노 사장이 DX부문장 ‘직무대행’을 떼고 대표이사로 새로 오를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상됐다. 다만 그가 갤럭시 모바일 기기 사업을 맡는 MX사업부장 자리까지 직접 맡을 것이라고 보는 이는 많지 않았다.

    이데일리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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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영현 부회장 역시 대표이사, DS부문장, 메모리사업부장을 모두 유임했다. SAIT원장 직책만 뗐다. 전 부회장도 대표이사 겸 DS부문장으로 반도체 전반을 총괄하는데 더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비등했으나, 예상을 깨고 내년에도 메모리사업부를 직접 챙기게 됐다.

    삼성전자의 ‘얼굴’인 두 공동 대표이사가 직접 일선 사업부장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그만큼 메모리와 갤럭시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으로 읽힌다. 두 사업 모두 내년이 중요한 분수령인 만큼 두 대표이사를 그대로 배치해 총력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미래 경쟁력을 위해 메모리사업부와 MX사업부를 크게 흔들지 않는 경영 쇄신보다 안정에 집중한 셈이다.

    삼성전자 측은 “메모리사업부, MX사업부 등 주요 사업의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와 시장 선도를 위해 양 부문장이 겸직하는 체제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최근인 올해 3분기 실적만 봐도 두 사업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메모리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판매 확대와 DDR5 D램, 서버용 SSD(Solid State Drive) 등의 수요 강세로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하며 정상화 국면을 맞았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메모리 영업이익은 약 8조원 수준이다. 비메모리까지 합친 3분기 DS부문의 매출은 33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7조원에 달했다. 3분기 전체 영업이익(12조2000억원)의 65%를 메모리가 차지하는 것이다.

    MX사업부는 삼성 반도체 부진 때마다 갤럭시 스마트폰을 통해 전체 실적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MX사업부 영업이익은 3분기 기준 3조50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전체의 28% 비중에 달한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와 갤럭시 모바일이 삼성전자를 먹여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셈이다.

    내년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점도 유임 배경으로 꼽힌다. 전 부회장은 인공지능(AI) 시대와 함께 찾아온 사상 초유의 메모리 초호황기에 대응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AI향 범용 D램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D램 가격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D램 수요 급증은 향후 1~2년간 지속할 것으로 점쳐진다. 내년 6세대 HBM4 공급 역시 HBM 시장 판 뒤집기의 발판 마련을 위해 중요하다. 내년 삼성전자 DS부문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무려 68조원 안팎에 이른다.

    노 사장은 중국 업체들의 추격, 애플 아이폰과의 경쟁 속에서 갤럭시 브랜드 우위를 유지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의 성과는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이 설계하고 파운드리사업부가 위탁 생산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의 성공과도 맞물려 있다. 삼성전자는 최신 갤럭시 S26 시리즈 스마트폰에 자체 엑시노스 2600을 탑재하기로 했다.

    올해 1~3분기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매입액은 10조927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퀄컴 스냅드래곤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IT업계 한 인사는 “엑시노스를 성공시켜야 DX부문 갤럭시 스마트폰의 수익성이 더 높아지고 DS부문 비메모리 사업의 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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