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10년전 사망…검체확보해 확인
엽기토끼 사건·노들길 살인사건과 무관
엽기토끼 사건·노들길 살인사건과 무관
2005년 서울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 발생 당시 현장 [사진 제공=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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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20년간 미제로 남아있던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을 특정했다. 다만 피의자가 10년 전 이미 사망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 종결될 예정이다.
21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2005년 두 차례 발생한 여성 대상 강도·성폭력·유기 사건의 피의자 정모 씨(범행 당시 60대)를 끈질긴 수사 끝에 올해 특정했다고 밝혔다.
신정동 일대 빌딩에서 관리인으로 근무하던 정모 씨는 총 3차례에 걸쳐 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6월 정모 씨는 빌딩 내 병원을 방문한 피해자 A씨를 지하 1층 창고로 유인해 납치했다. 그는 피해자의 금품을 강취하고 성폭행한 뒤, 시신에 쌀포대를 씌우고 노끈으로 묶어 초등학교 인근 주차장에 유기했다. 정모 씨는 같은해 9월에도 빌딩을 방문한 피해자 B씨를 납치한 뒤, 동일한 방식으로 신정동 주택가 주차장에 유기했다.
2006년 5월 발생한 ‘신정동 엽기토끼 사건’, 2006년 7월 발생한 ‘노들길 살인사건’의 범인이 정모 씨라는 의혹도 제기됐으나, 조사 결과 두 사건은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모 씨는 2006년 2월 이미 동일한 수법으로 범행을 시도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2009년까지 강간치상죄로 교도소에서 복역했기 때문이다.
2016년 서울경찰청 미제사건 전담팀(팀장 김장수)은 양천경찰서로부터 수사기록, 증거물을 인수받아 재수사에 착수했다. 유전자 분석기법이 발전하면서 경찰은 2016년과 2020년 두 차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증거물 재감정을 의뢰했다. 그 결과 피해자 A씨의 속옷, 피해자 B씨의 시체포장 노끈에서 동일한 DNA를 검출했고, 이 두 사건을 동일범 소행으로 확정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범행수법, 범행시간, 직업 등을 고려해 총 231897명을 수사 대상자로 선정했으나, 범인을 특정하지 못해 사망자로 수사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양천경찰서 현행범 체포바인더에서 2006년에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착안해 범인 특정에 성공했다.
범인은 2015년에 이미 질병으로 사망해 유골 확보는 불가했지만, X병원에서 아직 용의자 검체를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국과수 감정 결과 정모 씨의 DNA와 두 사건 증거물이 일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찰은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고 ‘살인범은 저승까지 추적한다’는 각오로 장기미제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겠다”며 “오랜 시간 경찰을 믿고 기다려주신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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