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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가상화폐의 미래

    김상봉 "원화 스테이블코인, 카드사부터… 지급결제 경쟁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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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카드학회 콘퍼런스 발표
    "원화 스테이블코인, 통화주권 차원서 필요"
    해외선 '레돗페이' 등 스테이블코인 기반 카드
    "수수료 줄고 정산 기간 짧아져… 해외 진출도"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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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와 국회에서 논의 중인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될 경우 우선 기존 지급결제 사업자인 신용카드사가 우선 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2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주제로 열린 신용카드학회 콘퍼런스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통화주권 차원에서 반드시 발행해야 한다"며 "카드사가 우선 참여할 기회를 주고, 비은행 금융회사도 참여가 가능한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급결제 시장의 경쟁구도 변화에 대응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며 "카드사는 결제 시장에 관여하는 것은 물론, 모든 금융업권에서 가장 기술이 발달해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지급결제, 특히 해외에서 결제를 할 때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비용 절감을 강조했다. 일반 신용카드로 해외 결제를 할 경우 서비스 수수료와 환전 마진 등이 부과되고, 환율 적용 시점에 따라 결제 비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반면,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현재는 고객이 결제를 하면, 가맹점, 매입사, 카드 네트워크사, 발급사를 거치면서 1% 이상의 수수료가 부과된다"며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거래 단계가 간단해져 수수료가 줄어들고, 정산 기간도 짧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비자, 마스터 등 해외 '네트워크'사들의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에 주목했다. 스테이블코인 회사들이 이들을 통해 가상의 카드를 만들고, 일반 신용카드와 같은 방식으로 결제를 할 수 있게 해주는 방식이다. 비자와 제휴한 홍콩계 스테이블코인 기반 카드인 '레돗페이'의 경우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만 가지고 있으면 비자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게 설계됐다. 김 교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국내 카드사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 도입 본격화에 따른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화폐 유통속도 변화 등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우려를 표했다. 스테이블코인을 대규모로 발행하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국채를 대량 보유하게 되는데, 결국 국채 금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대규모 환매인 '코인런'이 발생할 경우, 발행사가 국채를 급매도하면서 채권시장에 충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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