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6 (토)

    이슈 선거와 투표

    “우리끼리 짠물 정치하나”···‘당심 70%’ 지방선거 경선룰에 국힘 일각 우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위원장인 나경원 의원(오른쪽)이 지난 달 10일 국회에서 열린 지방선거총괄기획단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내년 6·3 지방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규칙의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종전 50%에서 70%로 확대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당심 반영 비율을 높이면 중도층으로의 확장력이 떨어지는 인사가 공천 받을 가능성이 높아져 선거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우려가 당 일각에서 나온다.

    국민의힘 내년 지선 전략의 틀을 마련하는 당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은 21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최고위원회의에 건의할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기획단은 당원 선거인단 투표를 70%,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30% 반영하는 규칙의 당내 경선을 거쳐 후보를 뽑는 안을 마련했다.

    기존의 당원 선거인단 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 규칙보다 당심 반영 비율을 높이기로 한 것이다. 여론조사에 더불어민주당 등 다른 당 지지자를 배제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적용할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기획단 대변인인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은 브리핑에서 “당세 확대,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수호하는 당의 기여 부분들을 확대해나가는 과정에서 7대3이라는 비율을 건의드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 일각에선 당 확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외연 확장이 필요한 시기에 왜 그렇게 폐쇄적으로 들어가느냐”라며 “당선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야지, 당내서 충성도 높은 후보를 뽑으면 뭐 하나”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일반 국민 마음을 더 열어야 하는데, 당심을 높이면 우리끼리 ‘짠물 정치’하는 것”이라며 “외연 확장이 안 되는 건 당연한 이야기”라고 했다.

    기획단은 청년과 여성 신인 등용문을 넓히기 위해 가산점을 당초 득표율에 비례해 부여하던 방식 대신 득표율에 일정 수치를 더하는 ‘정량적 가산점’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만 34세 이하 청년 신인은 본인 득표에 더해 20%포인트, 만 35세 이상∼만 44세 이하 청년 신인은 15%포인트씩 가점을 받는다.

    만 45세 이상 여성 신인에게는 가산점이 10%포인트 부여된다. 조 의원은 “차세대 여성 정치인이 보다 적극적으로 정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44세 이하 청년의 경우 ‘여성 가산점’ 없이 남녀가 같은 가산점을 받는다고 복수의 기획단 관계자가 설명했다. 이밖에 대국민 오디션으로 ‘청년 인재’를 선발해 17개 시·도 광역의회 비례대표 후보 명단의 최우선 당선권에 배치하겠다고 했다.

    기획단은 4대 공직 부적격·실격 기준도 마련했다. 조 의원은 “부정부패, 삼권분립과 법치 파괴, 몰상식한 막말로 국민 혐오를 유발하는 무법천지 행위와 함께 직장 내 갑질, 유관기관의 부적절한 경조사비 수금 등 뇌물수수형 모금을 비롯한 슈퍼 갑질, 주식·부동산 불법 차명 거래, 부동산 관련 불법 대출,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불법 주식 거래, 배우자 및 자녀 입학·채용 비리라는 인면수심 행위도 부적격 기준에 담아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기획단은 이날 마련한 지선 공천 방안을 향후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경선 규칙 변경은 당규 개정 사항이라 상임전국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야 한다.

    김병관 기자 bgk@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