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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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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지에 5000만원 '돌돌'…"이름도 몰라" 회기동 할머니 '조용한 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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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경희대는 지난 20일 서울캠퍼스 중앙도서관에서 '회기동 할머니 장학금' 수여식을 열고 선발된 학생 50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고 22일 밝혔다./사진=경희대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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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의 할머니가 경희대학교에 놓고 간 5000만원이 장학금으로 전달됐다.

    22일 뉴시스에 따르면 경희대는 지난 5월 우산을 짚고 경희대를 찾은 한 할머니가 놓고 간 5000만원의 기부금을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동대문구에 거주한다는 사실 외에는 학교와 아무런 인연이 없었지만 '가장 정당하게 사용될 곳'이라고 보고 경희대에 돈을 전달했다. 신문지에 쌓여있는 현금 다발이 담긴 가방만 남기고 이름조차 밝히지 않은 채 돌아섰다.

    경희대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생활 형편이 어려운 학생 50명을 선발해 한 명당 100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했다. 이른바 '회기동 할머니 장학금'으로 이름 붙여진 이번 장학금 수여식은 지난 20일 서울캠퍼스 중앙도서관에서 학생들만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기부 당시 할머니는 이름 공개, 기념 촬영 등 학교 측 예우를 모두 사양하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당부만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장학금을 받은 한 학생은 생계를 위해 근로와 학업을 병행해 왔다. 대학을 자퇴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지만 조리교사라는 꿈을 놓지 못해 다시 경희대에 입학한 그는 이번 장학금으로 위생사 자격시험 응시료와 조리복, 온라인 강의에 필요한 무선 이어폰 등을 마련했다. 그는 "할머니의 장학금은 단순한 돈이 아니라 꿈을 위한 길"이라며 "앞으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다른 장학생들도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다시 나눔을 돌려줄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경희대 관계자는 "기부자가 끝까지 익명을 요청해 공식 예우 절차는 생략했지만, 기부자의 뜻을 그대로 반영해 장학금을 필요한 학생들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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