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새롭게 도입한 '연금리더' 제도/그래픽=윤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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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완 우리은행장이 547개 전 영업점에 퇴직연금 전문인력인 '연금리더'를 배치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치열해진 퇴직연금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면 영업 현장의 전문성부터 키워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21일부터 전국 547개 영업점에 퇴직연금 전문인력을 두는 '연금리더 제도'를 시행한다. 앞으로 퇴직연금 운용 상품을 재설계하는 등 전문적인 상담을 받고 싶은 고객은 우리은행 전 영업점에서 연금리더를 통해 업무를 볼 수 있다.
우리은행이 연금리더 제도를 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일부 영업점에 167명의 연금담당 직원을 두고 올해 상반기부터 전 영업점으로 연금담당 직원을 확대 배치했다. 기존에도 영업점당 1명의 연금담당 직원이 있던 셈이지만 이들에게 부여된 역할은 주로 퇴직연금 신규 영업에 집중됐다.
연금리더는 단순 영업에 그치지 않고 A부터 Z까지 퇴직연금 관련 업무를 전부 수행한다. 대표적으로 고객이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운용 상품을 바꾸거나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정하고 싶어하는 경우 상담을 지원하고 재설계까지 해준다. 같은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다른 직원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교육도 진행한다. 또 본사 퇴직연금 소속 마케터가 기업 퇴직연금 설명회를 열 때 현장 지원에 나선다.
우리은행은 연금리더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직원 547명을 전 영업점에서 신청을 받아 새롭게 선발했다. 희망 직원이 없는 영업점의 경우 업무 경험을 고려해 지점장 추천으로 뽑았다. 연금리더는 이달 4일부터 순차적으로 연수를 받고 지난 20일 발대식을 거쳐 정식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연금리더 제도를 도입하며 지원책도 마련했다. 먼저 연금상담전문가(CPE) 자격증 취득을 독려하고자 연금리더에게 분기별로 소정의 활동비를 지급한다. 연금리더 성과보상 체계를 새롭게 정립하고 포상 규모도 확대한다. 기존 연금담당 직원은 영업점 KPI(성과평가)와 연동해 평가받았지만 앞으로는 개인 역량에 중점을 두고 평가가 이뤄진다. 예를 들어 △퇴직연금 운용 상품 스위칭 및 리밸런싱 상담·실행 수 △영업점 직원 대상 퇴직연금 교육 진행 횟수 등이 연금리더의 성과보상 기준이 된다.
연금리더 제도 도입은 정 행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추진됐다. 정 행장은 최근 퇴직연금 시장이 기업이 운용하던 DB(확정급여형)에서 개인이 직접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야 하는 DC(확정기여형)·IRP(개인형 퇴직연금) 중심으로 바뀌면서 영업 현장의 전문성과 고객 관리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임직원에게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정 행장은 지난 20일 진행된 연금리더 발대식에서 "퇴직연금의 선택·운용에 있어서 고객의 역할이 커지는 상황에서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고객의 수익률을 높일수 있는 현장이 가장 중요하다"며 현장의 역할을 강조했다.
퇴직연금 시장의 주도권이 은행에서 증권사로 넘어가면서 우리은행을 비롯한 대형 은행은 퇴직연금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증권사의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은 7조1290억원 늘어난 반면 은행의 적립금은 5조6884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부가 퇴직연금 제도 도입을 모든 사업장에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연금 고객을 유치하려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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