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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관세 폭풍 지나갔나… "美 기업들, 트럼프발 관세 쇼크 한숨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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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SJ, 미국 기업들 콘퍼런스콜 5000건 분석
    당초 예상한 리스크 대비 실제 관세 여파 적어


    한국일보

    한 남성이 19일 뉴욕시 브루클린의 한 쇼핑가에서 과일과 채소를 옮기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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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에 따른 후폭풍이 진정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이 올해 초 내놨던 부정적 전망을 거둬들이고 관세 충격에 적응하기 시작하면서다. 다만 일부 업종은 여전히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어 관세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동시에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지난 14일까지 올해 미국 상장기업들이 진행한 5,000건 이상의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분석한 결과 글로벌 무역전쟁 관련 상당수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의견이 이전보다 덜 부정적인 기류로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경영진들이 더 이상 관세 리스크를 비관적으로 보지 않고 있으며, 관세에 대한 언급 자체가 줄었다는 것이다.

    WSJ는 트럼프 정부가 당초 발표했던 관세율 수치에 비해 실제 기업들이 지불하고 있는 관세가 더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들이 수입품 가격의 약 12%를 관세로 지불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월보다 약 10%포인트(p) 높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당초 발표했던 세율 대비 훨씬 낮은 수준이다. 애완동물 사료 및 살충제를 판매하는 스펙트럼 브랜즈의 데이비드 마우라 CEO는 "우리는 관세와 경제적 혼란에 따른 상황이 이제 지나갔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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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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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무역상대국과의 협상으로 새 협정을 체결하는 한편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물가 인상) 부담 완화를 위해 일부 관세를 면제·인하한 조치도 영향을 미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0일 브라질에 부과했던 커피, 소고기, 바나나 등 200여 개 품목에 대한 보복성 관세 40%를 철회했다. 기업 자체적으로 가격 인상, 비용 절감, 공급망 재편 등으로 추가된 비용을 완화하려는 노력도 효과를 냈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애널리스트 파라그 타테는 "관세가 기업들에 있어 관리 가능한 수준이 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초콜릿·과자 제조업체 허쉬는 지난 2분기만 해도 코코아 가격 급등과 캐나다의 보복 관세 가능성 등으로 올해 관세 부담이 2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코코아 등 다수 식품 대상 관세가 면제되면서 낙관적인 분위기로 돌아섰다. 스티븐 보스쿨 허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코코아 수입 가격은 관세 부담 요인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기 때문에 올해 관세 영향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무역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트럼프 정부가 지난 9월 주방 캐비닛·욕실 바니티 등 제품에 대한 관세를 50%까지 인상한 데 이어 지난달 수입산 목재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면서 관련 업종들은 비용을 상쇄시키기 위한 작업에 분주한 상황이라고 WSJ는 짚었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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