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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세계 정상들 이모저모

    눈도 안 마주친 중일 총리, 양국 갈등 장기전 치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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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서로 딴 곳 보는 다카이치·리창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 인도네시아 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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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급속히 냉각된 중·일 관계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개선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양국 총리는 회담은커녕 가벼운 인사도 나누지 않았다. 현장에서 드러난 어색한 분위기는 대치 국면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을 키우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23일(현지시간) G20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대화할 기회는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전략적 호혜관계와 안정적 양국관계 구축이라는 기본 방침은 변함없다"며 "대화의 문을 닫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산케이신문은 정상회의 기념사진을 촬영하기 직전 두 총리가 약 2m 거리에서 잠시 눈이 마주쳤지만 리창 총리가 곧바로 시선을 돌렸다고 전했다. 다른 정상들과는 활발히 악수하고 대화하는 모습과 대비되면서 양국 간 냉각된 분위기가 외교 무대에서 그대로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일본 측의 대화 제의에 냉랭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외교당국은 양국 지도자 간 비공식 접촉 가능성에 대해 "일본은 자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한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철회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은 최근 중동·중앙아시아 순방 후 "일본 총리가 건드려선 안 될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중국은 주권과 영토 수호를 위해 단호히 반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일 관계가 악화되는 가운데 다카이치 내각의 지지율은 상승세다. 요미우리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72%로 직전보다 소폭 올랐다. 경제대책에 대한 지지는 71%에 달했고 대중국 외교적 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도 56%였다.

    일본은 군사적 대비도 강화하고 있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지난 23일 대만과 불과 110㎞ 떨어진 최남단 요나구니섬을 방문해 미사일 배치 계획을 점검했다. 그는 "배치 준비가 순조롭다"며 "이는 일본이 공격받을 가능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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