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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아파트 판 돈 20억 도박으로 날렸다”…‘재산 분할’ 싫어 거짓말한 70대男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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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

    [헤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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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이혼으로 재산 분할이 될 것을 우려해 서울 아파트 분양권을 팔아치우는 등 재산을 은닉한 70대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1단독 송종환 부장판사는 강제집행면탈 혐의로 기소된 A(73)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그 자리에서 구속했다.

    A 씨는 2021년 6월 아내 B 씨와 별거했다. 아내는 7월 초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A 씨는 이후 바삐 움직였다. 그 해 7월 30일 서울 아파트 분양권을 32억원에 팔았고, 불과 2주일 뒤인 8월 12일 잔금까지 다 받았다.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였다.

    A 씨는 이 중 세금과 실버타운 입주 대금을 내고 남은 20억4000여만 원을 9월 7일 모두 수표로 찾았다. 9월 13일에는 강원도 홍천에 있는 부동산을 담보로 1억 원을 대출받은 뒤 9990만원을 현금으로 뽑았다. 같은 달 28일 자기 계좌에 있던 예금 6억3500만원 역시 현금으로 찾았다.

    수사기관은 A 씨의 아내가 재산 분할을 위해 분양권 처분 금지 가처분과 부동산가압류를 신청하자, A 씨가 강제집행을 피하고자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A 씨 측은 법정에서 “이혼 소장을 받은 10월까지 이혼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분양권을 팔고 받은 20억4000여만 원을 모두 수표로 찾은 것에 대해서는 ‘카지노를 여러 차례 찾아 모두 탕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재산을 처분한 점에 주목했다. 20억이 넘는 거액의 분양권 판매대금을 단 하루에 모두 찾아 보관하고 있던 점도 의심스럽다고 봤다. 이후 불과 6일 만에 부동산을 담보로 1억원을 대출받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점도 유죄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이에 더해 A 씨가 아내와 별거할 당시 상황과 그 이후 파탄 관계가 더 강화되는 상황에 비추어봤을 때 A 씨가 강제집행을 당할 구체적인 위험을 인식한 상태에서 범행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송 부장판사는 “은닉한 액수가 매우 크고, 이혼소송을 통해 확정된 B 씨의 A 씨에 대한 16억9000만 원의 채권이 사실상 집행불능에 이르게 되는 등 피해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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