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정상회담 한 달 만에 통화…그사이 중일 갈등 고조
지난달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대만 유사시'를 둘러싼 중일 갈등 속에 미중 정상이 대면 회담 한 달 만에 전화 통화를 하면서 이번 통화에서 대만 문제가 어떻게 다뤄졌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전문가 견해를 인용해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만 관련 입장을 탐색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에게 입장 후퇴를 압박해 미일 동맹이 약화할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라시아그룹의 제레미 찬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번 통화는) 일본·대만 이슈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떠보는 것과 관련 있었을 것으로 본다"면서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은 경제에 집중했고 안보 문제가 논의됐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이 이슈와 관련해 일본을 가능한 고립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방관하도록 하는 것은 이러한 노력에 분명 중요하다"며 "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고위 안보 참모들의 침묵은 주목할 만하다"고 봤다.
이어 "일본은 틀림 없이 다소 불안감을 느낄 것"이라면서 이번 대만 문제가 불거진 뒤 미일 정상이 대화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솔직히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문제에 대해 계속 방관하도록 그를 안심시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 방어 의지를 명시적으로 밝혔던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런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적 성격이나 동맹에 대한 방위비 증액 압박 등을 고려할 때, 그가 미중간 무역 협상에서 양보를 받아내는 대신 대만 문제를 양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공식 발표를 근거로 미중 정상 간 1월·6월 통화 당시에는 대만 문제가 언급됐지만 9월 통화와 10월 대면 정상회담 때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다시 대만 문제가 언급된 것은 최근의 중일 갈등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번 통화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원칙적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서, 대만이 중국으로 돌아오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질서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미중이 과거 어깨를 나란히 하고 파시스트·군국주의와 싸운 점을 언급하면서, 이제 더욱 제2차 세계대전 승리의 성과를 공동으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미국은 대만 문제가 중국에 갖는 중요성을 이해한다"고 했다는 것이 신화통신 설명이다.
이번 통화와 관련, 인민대 댜오다밍 교수는 "미중 관계가 전체적으로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상외교에 따른 전략적 지침"이라고 말했다.
중앙재경대학 류춘성 교수는 "이번 통화는 양자 관계를 전략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지침을 제공했다"면서 복잡하고 민감한 양자 관계에 가드레일을 만들고 경쟁이 통제를 벗어날 위험을 막는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양국 정상 간 직접 소통은 전략적 오판과 양자관계 안정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