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지난 11일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공수처 검사 고발 사건 은폐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및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하는데 무게를 두고 검토 중이다. 오 처장은 현직 공수처장이 기소된 역사상 첫 사례로 기록될 위기를 맞았다. 오 처장을 비롯한 전·현직 공수처 간부들은 사실관계부터 특검과 다투고 있어, 향후 재판에서 진실 공방이 벌어질 수도 있다.
25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이 기소를 검토 중인 전·현직 공수처 간부는 총 5명이다. 이들은 크게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 방해 의혹과 공수처 검사의 위증 혐의 고발 사건 은폐 의혹에 연루돼 있다.
오 처장과 이재승 차장, 박석일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8월 송창진 전 부장검사의 위증 혐의 고발 사건을 접수하고도 제때 수사하지 않거나 대검에 통보하지 않고 은폐한 혐의(직무유기)를 받는다.
송 전 부장검사는 공수처 재직 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변호했으면서도 지난해 7월 국회 청문회에서 ‘이씨가 임 전 사단장의 구명로비 의혹에 연루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말해 위증 혐의로 고발됐다.
특검은 박 전 부장검사가 송 전 부장검사 고발 사건을 자신에게 ‘셀프배당’하고, 사건 접수 이틀 만에 무죄 취지 보고서를 작성해 오 처장에게 보고했다고 본다. 특검은 오 처장이 박 전 부장검사의 셀프배당과 보고서 내용을 알고도 묵인한 것이 사실상 사건 처리 방향에 동의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오 처장 측은 박 전 부장검사의 사건 처리를 승인해준 적 없다고 주장한다. 오 처장은 박 전 부장이 낸 보고서도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오 처장은 지난 11일 과청정부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을 만나 “보고서 제출 후 얼마 되지 않아 사건을 담당한 부장검사가 퇴직한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며 “위증 혐의 고발 사건을 특검에 이첩하기 전까지 적법 절차에 따라, 원만하게 처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공수처 처·차장을 대행한 송창진·김선규 전 부장검사는 수사 방해 의혹에 연루돼 있다. 특검은 이들이 채 상병 순직사건을 맡은 수사팀의 관련자 소환 조사와 강제수사를 방해했다고 의심한다. 앞서 특검은 이들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특검과 두 전직 부장검사의 주장은 사실관계에서부터 엇갈린다. 특검은 김 전 부장검사가 당시 수사팀에 ‘22대 총선 전 관계자들을 소환하지 말라’고 지시하는 등 고의로 수사를 막았다고 본다. 반면 김 전 부장검사는 해당 발언을 한 사실 자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소환조사와 강제수사가 미뤄진 것은 수사팀 내부 상황 때문이지, 윗선 개입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부장검사도 대통령실에 대한 통신영장 청구 등을 막은 적이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송 전 부장검사가 ‘(영장청구) 결재라인에서 배제하면 사표를 내겠다’고 말했다는 진술을 공수처 관계자로부터 확보했지만, 송 전 부장검사는 어디까지나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수사팀에 재검토를 요청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특검은 이들의 진술과 배치되는 당시 공수처 관계자들의 메신저 내역 등을 확보하고, 향후 재판에서 사실관계를 다투기로 했다. 이에 법정에서 공수처 전·현직 관계자들과 특검 간의 진실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임현경 기자 hylim@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