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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내 급한 성격도 감당하는 AI? 노션을 ‘커스텀’ 한다면[테크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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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IT사이언스팀 기자들이 IT, 과학, 우주, 바이오 분야 주목할만한 기술과 트렌드, 기업을 소개합니다. “이 회사 뭐길래?”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테크 기업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세상을 놀라게 한 아이디어부터 창업자의 요즘 고민까지, 궁금했던 그들의 모든 것을 파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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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션 이미지. 노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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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AI,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부터 한국의 1인 기업,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PC에 로그인하면 가장 먼저 여는 업무 공간이 있다. 이른바 ‘일잘러’ 협업툴로 불리는 ’노션(Notion)’이다. 2016년 미국을 시작으로 2020년 비영어권으로는 한국에 가장 먼저 진출한 노션은 현재 전 세계에 1억명이 넘는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노션은 특히 재택근무가 필수였던 펜데믹 기간 급성장해 2021년 10월 103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데카콘’(기업가치 10조 원 이상) 반열에 올랐다.

    최근 AI에이전트를 품은 노션은 복잡한 문서를 요약해 핵심 정보를 제공하는 자동 요약, 문장의 문법 오류를 수정하고 회사나 업무 스타일에 맞게 문체를 바꿔주는 문법 및 스타일 교정, 번역·보고서·이메일 초안 작성 기능을 갖추고 있다. 업무 흐름들을 한눈에 보고, 이를 100명 넘는 이용자에게 공유할 수 있어 추가 메신저나 이메일 연락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강점이다. 사용자가 목표를 제시하면 업무를 여러 단계로 쪼개 순차적으로 수행하며 20분 이상 걸리는 작업도 자율적으로 처리한다. 기존 노션 워크스페이스와 함께 슬랙, 지라, 깃허브, 세일즈포스 등 외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업무툴과도 통합해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불러온다.

    각자의 성격에 맞게 ‘커스텀’ 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노션’에 내 성격과 직업, 업무 스타일 등을 넣으면 알아서 내 취향에 맞게 노션을 ‘커스터마이즈’ 할 수 있다. 실제 나의 극도로 급한 성격과 중복 표현을 싫어하는 스타일, 말투는 간결하게 해달라고 ‘입력’하자 맞춤화 설정이 완성됐다.

    레나 워터스(Lena Waters) 노션 최고마케팅책임자(CMO)도 요즘 유행하는 MBTI와 같은 성격 검사 중 하나인 에니어그램 테스트 결과를 넣어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노션AI에이전트를 ‘맞춤화’ 했다. 선호도나 나만의 의사결정 기준을 입력해놓으면 에이전트가 이를 기억하고 모든 작업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레나 워터스 노션 CMO와의 일문일답.

    노션의 글로벌 마케팅을 책임지는 CMO로서 ‘노션’을 활용해 일하는 일상을 설명한다면

    제 노션을 열면 ‘CMO 커맨드 센터’가 나옵니다. 저와 팀은 여기서 답을 찾고 회의 상황을 확인하며 노션의 AI에이전트와 일을 처리하죠.

    매일 회의가 줄줄이 이어지는데 팀원들을 방해하지 않으려면 회의에서 나온 정보들을 빠르게 정리해서 ‘할 일’과 ‘회의 결론’들을 바로바로 공유해야 합니다. 이걸 AI가 해주죠. 새 회의가 잡히면 노션 캘린더에 알아서 자동으로 저장되고, 회의가 시작되면 노션 AI가 녹음을 시작해 텍스트로 정리해줍니다. 단순히 받아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요약과 결론, 앞으로 해야할 일까지 한눈에 보이게 제시합니다. 그러니 저는 회의에서 팀원들과의 대화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업무에 필요한 데이터베이스를 찾아달라고 하면 업무 유형과 담당자가 누구인지도 찾아 자동으로 채워지고, 관련된 과거 회의 내용도 볼 수 있게 연결해주죠. 덕분에 조직 전체가 빨리 움직여 팀에 가장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내가 ‘진짜 해야 할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요즘 가장 흥미롭게 사용하는 AI 기능은 무엇인가요?

    요즘 가장 재미있게 쓰고 있는 기능은 ‘에이전트’입니다. 이제는 본인의 노션 에이전트를 개인화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목표, 말투, 판단기준까지 알려줘 나에게 꼭 맞는 AI에이전트로 만드는것이죠 . 실제로 저는 제 에니어그램 테스트 결과에 나온 성격과 소통 스타일을 입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상황엔 항상 이렇게 해줘’ 처럼 템플릿이나 규칙을 직접 적어 두면 매일 업무에서 일어나는 반복 작업이 혁신적으로 빨라집니다. 별도의 프로그래밍 지식 없이도 누구나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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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션에서 자신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입력해 개인 맞춤형으로 설정하는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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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팀원’를 늘 옆에 둔 결과 더 효율적으로 일하게 됐다면 실제 근무시간이 줄었나요?

    (웃음) 실제로 ‘근무시간’이 줄어든 것 같진 않습니다. 대신 같은 시간에 훨씬 더 많은 일을,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필요한 업무 문서나 이메일의 초안을 뽑거나 자료를 찾는 반복 업무를 AI가 도와주기 때문에 저는 더 중요한 판단에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소위 ‘인생의 일’에 집중하고 잡무는 줄어드는 효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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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나 워터스(Lena Waters) 노션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노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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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션’에 열광적인 한국 사용자들만의 특징을 설명한다면

    한국은 사용자 수, 매출, 성장 잠재력 모두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입니다. 국가별로 구체적 수치는 공개하지 않지만, 2023년 한국 출시 때 이미 수백만 명의 사용자가 있었고, 서울은 전세계에서 노션 이용률이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입니다. 지식 근로자들의 AI 도입 의지도 매우 높습니다. 특히 AI 회의 기록 기능의 주간 사용이 전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최근 노션 조사에 따르면 한국 지식 근로자의 61.5%가 업무에서 AI 도구를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89%는 AI가 미래 업무 방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죠.

    한국 사용자들은 AI 신기술에 대해 매우 빠르고 적극적인 수용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세계 어떤 다른 시장보다 도전과 탐구, 적용 의지가 아주 높다고 느낍니다.

    또한 한국은 개인 사용자들이 많고, 이들이 자신이 다니는 학교나 회사로 노션을 확산시키는 구조입니다. 특히 대학생들의 활용도가 높아 ‘캠퍼스 리더’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이 졸업해 사회에 진출하며 노션의 전파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의 파트너십이 갖는 의미는?

    최근 삼성전자의 갤럭시탭S11 시리즈에 선탑재됐습니다. 최초로 삼성 갤럭시 기기에 노션이 기본 설치된 사례로 노션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된 전략적 파트너십이었습니다. ‘모바일 퍼스트’인 대학생 등 젊은 세대가 노션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기기에 선탑재되는 전략은 이들에게 직접적으로 노션의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큰 기회입니다. 앞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간 경계가 없어지며 전략적 파트너십이 더 확장될 가능성도 열어준다고 평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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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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