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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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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메타 맞손에 AI 반도체·클라우드 시장 엔비디아 독주 제동 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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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신문

    [사진= 생성형 A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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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이 자사 클라우드(GCP)의 핵심 무기인 인공지능(AI) 반도체 '텐서처리장치(TPU)'를 메타에 개방키로 하면서 AI 인프라 시장 판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시장 독주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25일(현지시간) 외신과 클라우드 업계 등에 따르면, 구글은 메타와 2027년 도입을 목표로 TPU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협상이 성사되면 구글은 자사 데이터센터에만 사용하던 TPU를 메타의 데이터센터(온프레미스)에 직접 심게 된다.

    반도체와 클라우드 업계는 즉각 술렁였다. 단순한 칩 거래를 넘어 AI 인프라 시장의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AI 반도체 시장 내 '엔비디아 독주 체제'에 균열이 불가피하다. 구글-메타 연합이 엔비디아 GPU의 확실한 대안재로 부상할 경우, 고가 정책을 유지해 온 엔비디아는 가격 인하 압박을 피하기 어렵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날 엑스(X, 옛 트위터)에 “우리가 기술적으로 (구글 TPU보다) 한 세대 앞서 있다”며 견제구를 날린 것도 이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구글이 전략을 수정한 핵심 배경은 '엔비디아 견제'에 방점이 찍혔다. 그동안 구글은 “TPU를 쓰기 위해선 GCP를 이용하라”는 폐쇄적 정책을 고수했다. 그러나 빅테크 기업들이 보안과 비용 효율을 이유로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을 선호했고, 이는 결국 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의 영향력만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클라우드 점유율을 지키려다 하드웨어 표준 경쟁에서 엔비디아에 완전히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메타 같은 거대 고객사에 칩을 팔아서라도 'TPU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이 엔비디아를 견제할 유일한 길이라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타의 셈법도 맞아떨어졌다. 메타는 연간 수조 원을 엔비디아 GPU 구매에 쏟아붓고 있다. 자체 칩을 개발 중이지만, 당장 고성능 'AI 학습' 영역에서 엔비디아 H100 등을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다. 구글 TPU는 성능이 검증된 데다, 엔비디아보다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다.

    메타는 TPU 도입으로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고, 자사가 주도하는 AI 프레임워크 '파이토치' 영향력을 구글 하드웨어 기반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클라우드 시장에선 서비스와 하드웨어 판매가 분리되는 '언번들링' 가속이 점쳐진다. 구글의 노선 변경에 따라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경쟁사 역시 자사 칩을 내부 클라우드용으로만 제한하던 폐쇄적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구글의 정책 변경은 AI 시장이 '초기 선점' 단계에서 '비용 효율화'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하드웨어 판매와 클라우드 서비스가 분리되면서 AI 인프라 시장은 무한 경쟁 체제로 돌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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