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해군의 잠수함 시대를 연 대한민국 1번 잠수함 장보고함이 19일 마지막 항해를 위해 진해군항을 출항하고 있다. 해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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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말 퇴역 예정인 우리 해군의 첫 잠수함 장보고함(1,200톤급)을 폴란드에 사실상 무상 양도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해군 전력으로 36년간의 임무를 다하고, 이제 우리 기업의 방산 수출 도우미로 활약하게 된 셈이다.
대통령실과 국방부는 26일 “장보고함은 퇴역 이후 방산수출 및 협력 차원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폴란드가 추진하는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인 '오르카 프로젝트' 참여를 희망하는 국내 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장보고함을 폴란드에 사실상 무상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운용 방법 또는 작전을 공유하면서 폴란드와 자연스레 협력할 수 있는 공간을 넓히게 되는 것이다.
오르카 프로젝트 수주전에는 우리나라의 한화오션을 비롯해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 이탈리아 핀칸티에리, 스웨덴 사브 등 여러 글로벌 기업이 뛰어들어 경쟁 중이다. 폴란드는 오르카 프로젝트를 통해 3,000톤급 신형 잠수함 3척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격은 약 3조4,0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는데, 유지·보수·운영(MRO)까지 포함할 경우 최대 8조 원 규모 사업으로 예상된다. 폴란드는 이르면 이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폴란드에 양도될 예정인 장보고함은 1988년 독일 HDW조선소에서 건조를 시작해 1991년 진수됐다. 우리 해군은 1992년 이 잠수함을 인수해 1994년 작전 배치한 뒤 최근 마지막 항해를 마쳤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동남아시아나 남미 국가들 가운데 장보고함 ‘중고 구매’를 원하는 나라도 여럿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잠수함 도입이 필요하지만 새 잠수함 도입은 비싸기 때문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장보고함은 유지, 정비가 잘 되어있고 여전히 잠항 능력도 좋아 다른 나라에서 도입해도 오랫동안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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