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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우리도 AI 할 수 있어"…지방 금융권 생존전략도 'AX'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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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지방 금융권 컴퓨터소프트웨어 및 시스템개발비(무형자산)/그래픽=임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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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 금융권이 '디지털 약체'라는 인식을 깨고 AX(AI Transformation·AI 대전환) 전략을 전면에 내세워 인공지능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터넷은행·빅테크와의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지방은행들도 AI를 생존전략의 중심에 두기 시작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그룹은 올해 하반기부터 '인공지능전환(AX)'을 전략의 핵심축으로 삼고 부산·경남은행의 여신심사·사고거래탐지(FDS)·고객응대 프로세스를 AI 모델 기반으로 재설계하고 있다.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 위해 생성형 AI 플랫폼도 함께 준비 중이다.

    JB금융 역시 업종 스코어링 등 데이터 기반 AI 심사체계를 개발 중이다. 핵심 계열사 광주은행은 이달 창립 57주년 기념식에서 인공지능 분야 경쟁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을 밝히기도 했다. iM금융그룹은 AI 활용 범위를 넓혀 지난달 생성형 AI 기반 '비대면 PB(프라이빗뱅킹)'도 선보였다.

    세 금융그룹은 '공동 AI 거버넌스'도 추진 중이다. 인공지능을 책임 있게 활용하기 위한 표준 가이드라인을 공동으로 마련하고 내부통제 프로세스를 정비해 소비자 보호 장치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지방 금융권의 AI 전환은 구조의 특수성에서 비롯한 생존과 직결된다.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 비중이 60~70%에 이르고 조선·철강·자동차부품·농식품 등 특정 산업 의존도도 높다. 코로나 이후 지역경제 회복이 지체되고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한 만큼 경기 변동이 즉각 연체로 전이되는 리스크를 정교하게 걸러낼 필요성이 커졌다.

    영업점 중심의 비용 구조도 AI 전환을 촉진한다.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면서 점포당 수익성은 떨어졌지만 인건비·관리비 등 고정비는 그대로다. 이에 지방은행들은 창구·콜센터·문서처리·사후관리까지 AI 자동화 범위를 넓히며 비용 구조 개선과 업무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최근 지방 금융권은 IT(정보통신) 혁신에 대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iM뱅크·경남·부산·전북은행 등 지방 금융권의 '컴퓨터소프트웨어 및 시스템개발비(무형자산)'은 2023년 정체기에 들어서더니 2025년 상반기는 1년 전보다 줄어든 2191억 원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편·비대면 인프라 등 프론트엔드 중심의 디지털 전환은 성과를 냈으나 그 이후에는 방향을 잡지 못하기도 했다. 한 지방금융지주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디지털은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목적이었다면 AX는 여신이나 내부통제 같은 리스크를 줄이는 체질 개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방 금융권은 수도권 대형은행처럼 디지털 인력을 대규모로 확보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관련 직군 채용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으나 IT 인력 시장 내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밀린다. 이에 지역 대학과의 협력 프로그램, 사내 공모전·교육과정 등을 통한 자체 양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AI 전략은 앞으로 5~10년의 경쟁력을 좌우할 기반이 될 것"이라며 "지역 기반 중소기업 대출 리스크를 관리하고 고객 이탈을 막아야 하는 생존과제인 만큼 AI 플랫폼 고도화와 업무 재설계·디지털 인력 확보를 동시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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