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취임 이후엔 두 번째 광주행
당권 도전 등 각종 정치적 해석 낳아
김민석 국무총리가 26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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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무총리가 26일 광주를 찾아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골목상권과 시장 등 민생 현장을 샅샅이 훑었다. 김 총리가 서울시장 및 더불어민주당 대표 하마평에 오른 만큼 당의 텃밭을 방문한 것을 두고 여러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이재명 대통령을 맞이한 뒤 곧장 광주로 향했다. 지난 7월 집중호우 피해 점검차 광주를 찾은 데 이어 총리 취임 이후 두 번째 방문이다.
가장 먼저 국립5·18 민주묘지 참배로 일정을 시작했다. 김 총리는 "대학 다닐 때 개인적으로 광주를 잘 몰랐다가 나중에 알고 '잘 갚아야지' 생각했던 이재명은 이제 대통령이 됐고, 젊어서 광주로 청춘을 시작한 저는 이제 또 총리가 됐다"면서 "저희들이 정의를 세우는 것은 기본이고 다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인 문재학 열사의 묘역 앞에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후 기아 오토랜드 광주공장과 지역 골목상권, 시장 순으로 지역 현장을 찾았다. 김 총리는 기아 공장에서 "정부가 첨단 산업, 인공지능(AI) 등에서 신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광주는 특별히 앞으로도 모빌리티 부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대한민국의 거점 도시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온누리상품권으로 감귤을 구매하기도 했다.
지역 방문은 총리의 통상 업무 중 하나다. 그러나 여권에선 김 총리의 광주 방문에 정치적 함의가 작지 않다는 시각이 나온다. 김 총리가 그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나 재난·재해 관리 등 특정 목적이 아닌 이유로 온종일 지방에 머무르는 경우가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광주는 민주당의 텃밭이자 진보 진영의 심장이라는 상징성이 큰 지역이다.
이를 두고 김 총리의 의중이 당대표로 기운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청래 대표가 최근 당대표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심 비중을 '1 대 1' 바꾸는 당헌당규 개정에 나선 것을 두고 친이재명계에선 대의원보다 당원 지지세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보고 있다. 실제 친명계에선 이 대통령의 임기 중반인 2028년 총선 공천권을 쥐고 2030년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선 김 총리가 당권을 쥐어야 한다는 기류가 적지 않다. 당 안팎에서 이번 당헌당규 개정을 두고 사실상 차기 당권 경쟁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총리실 관계자는 이러한 해석에 "광주는 지역에서 요청이 있어서 방문하게 된 것"이라며 "광주뿐만 아니라 연말연초에 다양한 지역을 다닐 계획"이라고 선을 그었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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