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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허리 아프면 진통제 먼저… 심한 디스크엔 수술이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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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외과 전문의가 말하는 허리통증 흔한 오해와 진실

    통증 2주 이상 지속 땐 병원 방문

    디스크 진단 90% 약물-주사로 호전… 근이완제 등은 빠른 일상 복귀 도와

    감각 이상-발목 마비 증상 있다면, 의사 진단 후 수술해야 증상 호전

    동아일보

    박종혁 분당제생병원 척추센터 신경외과 과장이 척추 모형을 가리키며 환자에게 허리 통증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분당제생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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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리 통증은 현대인에게 흔한 증상이다. 성인 약 80%가 한 번 이상 허리 통증을 경험한다. 하지만 병원을 찾기 전에 인터넷에서 정보를 검색하거나 지인들의 조언을 듣고 잘못된 판단을 하기도 한다. 박종혁 분당제생병원 척추센터 신경외과 과장에게 허리 통증과 관련해 흔히 접하는 오해와 진실에 대해 짚어봤다. 박 과장은 “허리 통증이 생기면 우선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활동하며 며칠 경과를 지켜보는 게 좋다”며 “다만 허리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다리가 저리거나 힘이 빠지는 증상이 동반되면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허리가 아픈데 허리에 좋은 운동은….

    “외래 환자들이 묻는 말이다. 허리에 좋은 운동은 주로 코어 근육 강화 운동이다. 코어 근육 강화는 척추를 안정적으로 지지해 허리에 가하는 부담을 줄여 준다. 허리에 통증이 있다면 운동을 잠시 멈추고 침상에서 안정을 취하는 게 좋다. 자칫 잘못된 운동으로 허리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통증이 심할 때는 허리에 압박이나 부담을 줄여주는 게 좋다. 추후 통증이 호전됐을 때 운동해야 한다.”

    ―디스크가 있으면 수술해야 하나.

    “요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 디스크 소견이 보인다고 해서 모두 수술 대상은 아니다. 실제 90% 정도 환자들은 약물 치료, 물리 치료, 주사 치료 등 시술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충분한 약물 치료와 시술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환자인 경우 수술이 필요하다. 특히 신경 압박이 심하고 감각 이상이나 하지 또는 발목의 마비 소견이 있는 환자의 경우는 긴급 수술이 필요하다.”

    ―주사 치료는 중독되거나 위험하다.

    “주사 치료는 한번 맞으면 계속 맞아야 한다는 오해가 있다. 실제 신경차단술(주사 치료)은 통증 부위의 염증과 부종을 줄이고, 회복 시간을 벌어주는 좋은 치료다. 다만 당뇨병이 있는 환자는 신경차단술을 받을 때 사용하는 스테로이드에 의해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는 단점이 있다. 실제 당뇨병 환자 중 자주 반복된 시술로 인해 당뇨병성 케톤산증이 발생해 응급실로 오는 사례도 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시술 간격을 전문의와 상의해 조절해야 하며 초기 시술 후 호전이 없을 경우 중단하는 게 좋다. 또 장기 이식을 했다거나 면역 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의 경우 잦은 시술로 인해 척추 감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환자의 경우 전문의와 상의해 신경차단술을 효과가 있는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게 좋다. 최근 심뇌혈관 질환으로 혈전용해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이런 환자들도 신경차단술 이후 출혈이 생기거나 경막 외 혈종이 생기는 사례가 있다. 전문의와 상의해 이해득실을 따져 시술을 시행하는 게 좋다.”

    ―진통제는 치료제가 아니다. 통증만 줄여 복용하고 싶지 않다.

    “그렇지 않다. 진통제나 소염제는 단순히 통증을 줄이는 용도일 뿐만 아니라 척추 관절 부위의 염증을 줄이고 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 특히 척추 디스크 초기 통증이 심한 환자에게 근이완제와 진통제는 허리 주변 근육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통증을 조절해 빨리 일상생활로 복귀가 가능하게 한다. 실제 많은 연구와 논문에서 급성 허리 통증 환자의 90%가 6∼12주 이내 보존 치료만으로 증상 호전을 보인다고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진통, 소염제는 허리 통증 조절과 치료에 중요한 방법의 하나다. 자의적 복용 중단은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을 권한다.”

    ―허리 수술은 절대 하고 싶지 않다. 허리 수술해도 다시 아프다.

    “환자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다. 수술 이후 호전이 없다면 수술이라는 치료법은 이미 오래전에 없어졌을 것이다. 척추 치료는 진단이 우선이다. 요추 MRI나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디스크나 협착증 소견이 심하다면 이는 약물 치료, 물리 치료, 주사 치료로 좋아지지 않는다. 수술로만 환자의 증상이 호전된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겐 수술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고, 약물 치료나 주사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겐 약물 치료나 주사 치료가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약물 치료와 주사 치료를 지속하는 것은 오히려 비용과 시간의 낭비일 수 있다. 척추 수술 이후엔 기존의 자세 교정이나 생활 습관의 변화가 중요하다. 척추 위생이 좋지 못하다면 수술 이후에도 잘못된 자세나 생활 습관으로 인해 허리 통증이 재발할 수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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