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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이슈 연금과 보험

    은퇴후 소득공백 10년, 연금 66만원… 韓 고령층 “73세까지 일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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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 고용률 OECD 1위의 그늘

    “근로 희망” 70%, 이유는 “생활비” 54%

    IMF “정년 65세-연금 68세로 개혁을”

    동아일보

    26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센터에서 한 어르신이 일자리 안내문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의 노인들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늦게까지, 가장 많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의 한 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25년 65세 이상 인구가 20.3%에 달해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한국의 65세 이상 고용률이 37.3%(2023년 기준)로 OECD 평균인 13.6%를 훌쩍 뛰어넘어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5.11.26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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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적연금이 부족해 고령층(55∼79세)이 은퇴 이후에도 일을 놓지 못한다는 국민연금의 분석이 나왔다. 일하길 원하는 고령층은 대략 73세까지 근로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일하길 원하는 이유로는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서’란 답이 54.4%로 가장 많았다.

    26일 오유진 국민연금연구원 주임연구원의 ‘국민연금과 고령자 노동 공급’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고용률은 2023년 기준 37.3%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13.6%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한국의 65세 이상 고용률은 회원국 중 1위였다. 한국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25.3%)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장래 근로를 원하는 고령층의 희망 근로 연령은 73.4세에 달했다. 고령층 인구 가운데 69.4%는 장래에도 계속 일을 하고자 했다. 근로 희망 사유로는 ‘생활비에 보탬’이 54.4%로 가장 많았고 ‘일하는 즐거움’(36.1%), ‘무료해서’(4.0%), ‘사회가 필요로 함’(3.1%)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생계형 노인 근로가 많은 원인을 공적연금에서 찾았다. 지난해 기준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은 약 66만 원에 불과했다. 같은 해 1인 가구 월 최저생계비인 134만 원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수입이 부족한 노인들이 결국 일자리를 찾아 나서게 된 것이다.

    ‘소득 공백기’도 문제로 지적된다. 법적 정년은 60세지만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는 1969년생 이후부터 65세다. 더군다나 주된 일자리(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의 평균 퇴직 연령은 지난해 기준으로 52.9세로 나타났다. 퇴직 후 10년이 넘는 기간은 연금 없이 버텨야 하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금 개혁을 강조했다. IMF는 25일 정년 연장 관련 별도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해 한국의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동시에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도 68세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OECD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급 연령을 2035년까지 68세로 늦추면 총고용이 14% 증가한다. 또 고령층 생산성이 유지된다는 전제에서 2070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은 12% 증가한다. 정년 연장과 연금 개혁이 동시에 진행돼야만 노동 공급 확대가 극대화되고 연금 재정의 지속 가능성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 IMF의 주장이다.

    오 연구원은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올리면 중·고령층의 노동 공급 증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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