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10월28일 07시0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수술방에서 의사의 피로도를 줄여주는 로봇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 2002년 상장한 큐렉소(060280), 2008년 상장한 고영(098460)에 이어 새로운 이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시장은 외과에 속한 복강경 수술로봇과 내과에 속한 내시경 수술로봇으로 양분화되는 추세다. 국내에서 리브스메드와 엔도로보틱스가 신규 플레이어로 각각 주목받고 있다. 리브스메드는 상용화된 ‘아티센셜’을 통해 이미 상당한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엔도로보틱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확보하며 본격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
후기암에 사용되는 ‘복강경’ 수술로봇 ‘아티센셜’
복강경 수술은 외과 영역에 속한다. 전통적인 개복수술과 달리 배를 크게 절개하지 않고 0.5~1.5㎝ 크기의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낸 후, 카메라가 달린 복강경과 수술 도구를 넣어 복강 내 장기를 보면서 수술한다. 최소한 절개로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다. 주로 종양의 크기가 큰 후기암에 사용되며 담낭 제거, 충수염 치료, 장 또는 자궁 관련 수술에 사용된다.
코스닥 상장에 도전하고 있는 리브스메드는 현존하는 복강경 수술기구의 단점을 극복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회사다. 기존 복강경 수술 기구는 기동성과 조작성에 제한이 있어 복부 내 섬세한 부위에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기구 조작시 촉각 피드백이 부족해 외과의사가 조직을 다루면서 물리적 감각을 느끼기 어렵고, 때문에 민감한 부위를 다룰 때 정밀도가 저하될 수도 있는 점 등도 지적된다.
리브스메드의 ‘아티센셜’(ArtiSential)은 로봇 보조 수술에 도입가능한 일반 수술기구로, 구부러지는 관절 형태의 ‘다관절형’ 말단(엔드툴)으로 복강경 수술 편리성을 향상시켰다.
이미 상당한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다. 아티센셜은 전세계 72개국에서 출시 또는 계약을 맺어 46개국에서 매출이 발생한다. 작년 271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했고 올해 반기 이미 211억원의 매출을 내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혈관봉합기 분야에 해당하는 ‘아티실’(ArtiSeal)을 국내 출시 완료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앞으로는 다관절 수술용 스테이플러 ‘아티스테이플러’(ArtiStapler)와 3D4K 복강경 카메라 시스템 ‘리브스캠’(LivsCam)을 연내 국내에서 인허가 받고 수술 로봇 ‘스타크’(Stark)를 내년 4분기 국내 식약처 인허가 완료 후 출시할 계획이다.
리브스메드 관계자는 “복강경은 식도부터 골반 사이에 위치한 기관 모두에 접근할 수 있다”며 “전통적인 개복수술에서 복강경 수술로 넘어오는 것도 아직 끝나지 않은 시장이다. 이는 수십년에 걸쳐 바뀔 트렌드인 점에서 복강경 수술로봇 시장 성장여력이 작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리브스메드가 제시한 상장 공모가 희망밴드는 4만4000~5만5000원으로, 기발행주식수와 공모발행신주를 합산해 대입한 상장기업가치는 1조 841억~1조 3551억원이다. 이는 코스닥 상장 ‘선배 기업’인 뇌수술 의료로봇 회사 고영의 시총 1조 1580억원에 육박한다. 큐렉소의 시총은 4570억원이다.
초기암에 사용되는 ‘내시경’ 수술로봇 ‘로보페라’
복강경과 달리 내시경 수술은 신체에 어떠한 절개 없이 ‘자연개구부’인 입, 항문, 질 등을 통해 수술을 진행한다. 외관상 흉터가 없고 재원기간이 복강경 대비 현저히 짧다. 식도부터 항문까지 이어지는 소화기관 내 병변에 한정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내시경 수술분야에서는 이제부터 본격 제품의 상용화를 앞둔 엔도로보틱스가 국내에서 주목받는 로봇 개발 플레이어다. 글로벌 소화기 내시경 시장 점유율 1위인 올림푸스에서 선정한 ‘톱 13 스타트업’에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선정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19년 창업한 회사이며 현재 1200억원 기업가치로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라운드 조달을 진행 중이다.
리브스메드에 비하면 10% 수준인 기업가치로, 반대로 말하면 회사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풀이도 나온다. 엔도로보틱스와 비교되는 미국 스타트업인 넵튠메디컬, 엔도퀘스트로보틱스 등은 5000억원대 몸값으로, 사업단계는 유사하나 기업가치가 배로 차이나는 점도 주목된다.
엔도로보틱스의 ‘로보페라’(Robopera)는 네모난 상자형태의 컴퓨터 로봇이다. 리모컨으로 조작해 내시경 튜브 말단에 장착된 기구들을 조종한다. 최근 미국 FDA의 510(k) 승인을 획득했고 올해 매출로는 1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다.
현재 로보페라는 초기 종양 제거술 및 비만 환자들의 위 절제술 등에 사용될 수 있으며 신제품 개발도 진행 중이다.
엔도로보틱스 관계자는 “복강경과 내시경 수술은 수술 방법 판단에 따라 외과와 내과라는 전혀 다른 분과로 나뉘기 때문에 타깃하는 시장이 다르다”며 “다만 점점 암의 조기진단이 많아지면 내시경 수술로봇의 설 자리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나아가 “장기적으로 수술 기술이 나아갈 방향은 자연개구부 진입 후 소화기관 관통을 통한 복강 진입”이라며 “이는 복강경 및 내시경 수술기구를 개발한 경험이 있는 회사들만이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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