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가계대출 좀체 잡히지 않아
원·달러 환율도 1470원 넘어 상승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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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했다. 4회 연속 유지한 셈인데,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2%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좀체 잡히지 않고 원·달러 환율도 1500원선에 다가서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한은 금통위는 27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결정했다. 지난 5월 2.50%로 떨어뜨린 이후 이번까지 5번째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다음 금통위가 열리는 내년 1월까지 2개월여 동안 묶이게 됐다.
금융권에선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나왔으나 부동산 가격 상승, 가계대출 증가, 원·달러 환율 급등 등이 복합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경제 환경에서 한은이 이 요구에 부응하기는 어려웠다.
실제 KB부동산에 따르면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월 대비 1.72% 올랐다. 2020년 9월(2%) 이후 5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해당 조사는 지난달 13일과 이달 10일 표본 아파트 매매 가격을 비교한 통계로,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상황이 반영됐다.
5개월 전 6·27 대책이 시행됐으나 쉽게 잡히지 않고 있는 가계대출 증가세도 부담이다. 지난 20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769조2738억원으로, 이달 들어서만 2조6519억원 불었다. 이미 10월 전체 증가액(2조5270억)은 넘어섰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은행의 연초 이후 이달 20일까지의 가계대출(정책성 대출 제외) 증가액은 금융당국에 제출한 한도 목표(5조9493억원)보다 32.7% 많은 7조8953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세 등을 감안하면 미국과의 금리 차 확대 역시 한은이 금리 인하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환율이 1470원을 넘으며 1500원선 돌파까지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 금통위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앞서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린다면 금리 격차는 현 1.50%p에서 1.75%p로 커져 외국인 자금이 밖으로 빨려나가며 환율에 상방 압력을 더욱 가할 수 있다.
또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9%에서 1.0%로, 내년의 경우 1.6%에서 1.8%로 수정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2.0%)보다 0.1%p 높은 2.1%로 예상됐다. 내년의 경우 기존 전망치(1.9%)보다 0.2%p 상향된 2.1%로 예측됐다.
금통위 이후 있을 기자설명회에선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12일 외신 인터뷰에서 언급한 ‘방향의 전환’에 대한 해명이 나올 전망이다. 다음 금리 인하 시점은 언제가 될 것인지에 대한 실마리가 포착될지도 관심사다.
박준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해당 발언으로 금리 인하 기대가 완전히 소멸하고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며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은 유효하지만 조건에 따라 동결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취지로 설명할 것”이라고 봤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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