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9 (화)

    이슈 IT기업 이모저모

    국경 없는 화폐시장 선도할까…두나무 품은 네이버 글로벌 도전기(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7일 네이버 등 3사 공동 기자간담회 개최

    "글로벌 금융시장 변곡점…기회 선점해야"

    "AI시대, 더 많은 회사 힘 합쳐야 강국된다"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사 두나무를 인수한 네이버의 이해진 의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하지 않은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해야 그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27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1784에서 진행된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3사 경영진들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좌측부터 박상진 Npay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오경석 두나무 대표이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네이버와 두나무는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블록체인과 AI 기술 결합으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는데, 이 의장이 합병 배경을 직접 밝힌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를 앞두고 IT와 가상자산 기업 간 이종 인수합병(M&A)에 대해 직접 설득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네이버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 진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미 쇼핑, 검색, 콘텐츠 등 다양한 영역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네이버가 스테이블코인 등 국경을 초월한 디지털 화폐와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해 시너지를 낼지 기대를 모은다.

    네이버와 두나무는 27일 오전 경기 성남 네이버 제2사옥인 '네이버 1784'에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양사 통합 계획안의 잠재력과 글로벌 사업 방향성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네이버의 이해진 이사회 의장과 최수연 대표, 네이버파이낸셜의 박상진 대표, 두나무의 송치형 회장과 오경석 대표가 참석했다. 전날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두나무를 네이버 계열로 편입하는 기업융합에 대해 의결했다.
    "지금은 금융 시장 변곡점"…글로벌 진출 선언
    이날 간담회에서 이 의장은 "네이버의 AI 역량은 웹3와 시너지를 발휘해야만 차세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웹3는 블록체인과 탈중앙화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데이터와 자산을 소유·제어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블록체인으로 안전한 거래가 가능하고 플랫폼 중심이 아닌 사용자 중심으로 데이터와 콘텐츠를 소유하고 관리할 수 있다. 글로벌 기술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K핀테크(금융+기술) 저력을 증명하고 사용자 확보를 통해 차세대 디지털 자산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송 회장 역시 "3사가 힘을 합쳐 AI와 블록체인이 결합한 차세대 금융 인프라를 설계하고 지급결제를 넘어 금융 전반, 나아가 생활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글로벌 플랫폼 질서를 만들어가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의장 등 참석자들은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곡점이 도래하면서 기회가 찾아왔다고 판단했다.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고 AI와 블록체인의 결합, 디지털 자산 결제·송금 등 금융 서비스 영역의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오 대표는 "이러한 기회를 잡으려면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며 "기술, 지역, 산업 변화를 포괄하는 팀코리아를 통해 글로벌 시장 대응을 위한 체급을 갖추고 대한민국의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성도…"그동안 없던 산업 판 짤 것"
    참석자들은 합병 절차와 규제 등을 감안한 듯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진 않았다. 업계에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스테이블코인 지갑 또는 가상자산거래소 계좌가 은행 계좌 역할을 하는 탈중앙화된 뱅킹 서비스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비트코인 등 그동안의 가상자산은 가격 변동성이 커 현실적으로 화폐를 대체하기 어려웠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기존 통화와의 일정한 교환 비율을 설정해 가상자산의 단점을 보완했다. 예를 들어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1코인당 1달러의 가치를 가진다.

    스테이블코인은 한마디로 '화폐의 진화'라고 볼 수 있다. 현금 없는 사회를 앞당길 수 있고 글로벌 송금이 실시간으로 가능해지며 결제할 때마다 카드사에 지급해왔던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 예컨대 해외 이용자가 네이버 콘텐츠를 결제할 때도 은행이나 카드업체를 거치지 않고 과금이 가능해진다. 네이버 IP 기반 상품을 글로벌 시장에서 손쉽게 판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국가별로 결제 시스템을 따로 운영할 필요 없고 해외 이용자의 콘텐츠 구매 장벽이 줄어들 수 있다.

    더구나 K콘텐츠, K뷰티 등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상품과 서비스를 선호하는 현상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온·오프라인상에서 스테이블코인의 효용성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송 회장은 "글로벌 핀테크 시장에서 나타나는 변화의 흐름은 금융 분야를 넘어 검색, 쇼핑, 콘텐츠 등 생활 서비스 전반이 금융과 결합해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경제

    27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1784에서 진행된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오경석 두나무 대표이사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해진 "더 많은 회사들 힘 합쳐야"…미국 상장 가능성도
    네이버는 거대 포털이자 AI 기술기업이고, 네이버파이낸셜은 국내 최대 핀테크 플랫폼이다. 두나무는 디지털 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이자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3사는 각 사의 역량을 결집해 그동안 없던, 미래 산업의 새로운 판을 짜겠다는 도전을 시작했다. 각사의 기술과 서비스 사용자를 기반으로 금융뿐만 아니라 게임, 콘텐츠 등 선도적 사업 모델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최 대표는 국내 기술 생태계 활성화를 지원하는 등 업계를 선도할 방침도 밝혔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기반 생태계 조성과 활성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AI와 웹3 관련 생태계 육성을 위해 5년간 1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는 GPU 등 AI 컴퓨팅 인프라 확보와 인재 양성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 의장은 "이러한 새로운 시도나 협력에 대해서 따뜻하게 봐주고 많이 격려하고 응원해달라"면서 "AI 시대에 대한민국이 강국이 되려면 좀 더 많은 회사들이 서로 힘을 합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시아경제

    27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1784에서 열린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한편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통합 법인은 향후 미국 상장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은 지난 6월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 첫날에 기관 투자자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리면서 공모가 대비 168% 폭등한 바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당국의 규제 내에서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는 자산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통합으로 인해 네이버는 가상자산과 스테이블코인 관련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기존 광고, 커머스, 콘텐츠 사업 이외에 핀테크 사업의 의미있는 성장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두나무의 가상자산 기술과 네이버페이의 시장 내 높은 영향력이 시너지를 발생시켜 의미있는 성장이 나타날 전망"이라며 "스테이블코인 유통 시장의 경우, 온·오프라인 결제 시스템을 장악하고 있는 네이버 페이의 강점이 부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