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전셋값 9억선 넘고 송파 8억선 돌파
동대문·성북·은평 등 강북권도 최고치 기록
입주물량 감소, 규제에 상승세 장기화 관측
지난 9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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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신당동 ‘청구e편한세상’ 118㎡는 지난 10일 보증금 12억원에 신규 임대차계약을 맺어 전세 최고가를 경신했다. 앞서 같은 타입 전세매물이 올해 3월 전세보증금 8억원에 새로운 세입자를 들였는데 수개월 만에 4억원이 올랐다.
#.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84㎡는 지난 18일 보증금 11억5000만원의 전세계약이 이뤄져 신고가를 기록했다. 10월 중순 같은 타입 전셋값이 9억5000만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불과 한 달 새 2억원 높은 금액에 세입자를 들인 것이다.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강도 높은 대출규제와 매물 감소로 전셋값 상승세가 가팔라지며 이달(11월) 서울 25개 자치구 중 11곳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는 8억선을, 용산구는 9억선을 처음으로 넘었다. 이들 자치구 외에도 강북권 지역의 평균 전셋값 또한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서울 전체 전셋값 오름세를 이끌고 있다. 이렇듯 수요자들의 주거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내년 입주물량 감소까지 겹쳐 전세시장 불안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25개 자치구 중 11곳(44%)의 11월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1월 이래 가장 높았다. 강남·강동·동대문·동작·성북·송파·양천·용산·은평·종로·중구 등 강남권 뿐 아니라 강동·광진·동작구와 같은 한강벨트, 동대문·성북·은평·종로·중구 등 강북권 지역도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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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강남구는 이달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9억9880만원으로 10억선 돌파를 앞두고 있다. 용산구는 9억126만원으로 나타나며 처음으로 9억선을 넘어섰고, 송파구 또한 8억1715만원으로 평균 아파트 전셋값이 8억선을 돌파했다.
종로(7억8263만원)·중(6억9287만원)·동작(6억7913만원)·양천(6억1895만원)·강동(6억1034만원)·동대문(5억4007만원)·성북(5억2898만원) 등 지역도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은평구 또한 이달 5억903만원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5억선을 넘었다.
서울의 절반에 가까운 자치구가 아파트 평균 전셋값 최고치를 경신하며 서울 전체도 6억3718만원으로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았다.
이 같은 전셋값 상승세는 서울의 만성적인 공급난과 더불어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금지하고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강화한 6·27 대출규제, 서울 전역·경기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 및 규제지역으로 묶은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등으로 전세 진입 문턱이 높아진 결과다. 실거주 의무로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막히면서 시장에 나오는 전세 매물이 줄고, 전셋값이 오르자 계약 갱신을 택하는 기존 세입자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문제는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의 하방요인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서울 주택시장의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년도 입주물량은 올해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2026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은 약 8만7000가구로 올해(11만가구) 대비 21% 감소한다. 특히 서울 입주물량은 2만8885가구로 올해 3만1752가구보다 9.0% 줄어든다. 100을 넘어서면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태를 나타내는 전세수급지수(한국부동산원 통계)도 지난달 기준 105.0을 기록하는 등 시장 상황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들이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장 현실화될 수 있는 대규모 공급책이 나오지 않는 한 이 같은 전셋값 상승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신규 입주 물량 감소와 매수세 둔화로 인한 전세 수요 유입, 실거주 목적 수요 확대 등이 맞물리며 내년 전국 전셋값이 4% 상승할 것이라 관측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 또한 “서울의 전셋값 상승의 근본적 원인은 공급 부족”이라며 “기존 매물은 안 나오는데 신규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전세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가격이 계속해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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