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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세계 금리 흐름

    4연속 금리동결한 한은…금리인하 이대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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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워드 가이던스 동결vs인하 의견 '3대3'
    금융안정 리스크에 물가 상방 압력도 더해져
    "현재 유동성 풍부한 상황, 기준금리는 중립금리 수준"

    머니투데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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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4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통위의 향후 금리 방향성도 한 달 전과는 달라졌다. 불과 앞선 회의에서는 추가 인하 기조를 유지했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동결과 인하 가능성을 모두 언급하며 인하 사이클 종료 신호를 던졌다.

    한은 금통위는 27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 회의실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로 유지했다. 지난 5월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로 0.25%포인트(p) 내린 이후 약 6개월째 동결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다소 높아진 가운데 성장은 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고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다"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향후 금리 결정에 대해선 "성장률 전망이 상향 조정됐지만 향후 경로에 상·하방 위험이 모두 있다"며 "부동산·환율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여전하고 물가상승률도 높아진 점에서 당분간 추가 인하 가능성과 동결 가능성을 모두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통위 내부 판단도 미묘하게 갈렸다.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신성환 위원만이 연 2.25% 인하를 주장했다. 조건부 포워드가이던스는 3대 3으로 갈렸다. 3개월 뒤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과 인하 가능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직전 금통위에서는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위원이 4명이었다. 한 달 사이 한 명이 '동결'로 돌아서면서 이번 금통위는 전보다 매파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밝힌 문구도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간다'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다'로 대체됐다. 다만 금리인상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이 총재는 선을 그었다.

    한동안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에서 벗어나 있던 물가도 고려 요인으로 돌아왔다. 한은의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모두 2.1%다. 기존 전망에서 올해와 내년이 각각 0.1%p, 0.2%p씩 올랐다.

    부동산 시장 재과열 우려도 여전하다. 한은이 인식하는 현재 기준금리 수준은 중립금리 수준이다. 유동성을 추가로 풀면 부동산 등 자산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실질적으로 추가 금리 인하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 총재는 "과거 히스토리를 쭉 보면 현재 유동성은 풍부한 상황"이라며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따라 자산가격이 오르내리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새로 풀리는 유동성은 한은이 관리하는 것"이라며 "지금 기준금리는 금융안정을 고려할 때 중립금리 수준"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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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기준금리 추이(2025년 11월)/그래픽=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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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에서는 이번 금통위를 사실상 금리인하 사이클 종료 시그널로 받아들였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하 '기조'는 인하는 분명하지만 시기와 폭을 고민한다는 의미인 반면, 인하 '가능성'은 인하 여부를 저울질한다는 뜻"이라며 "동결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추가 금리인하 기대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반도체 수출 흐름이 꺾여 성장률 전망이 다시 낮아질 경우 인하 가능성은 살아 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최소한의 금리 인하 여지만 남겨두고 실질적으로는 인하 사이클이 마무리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걸 시사했다"면서도 "국내 경제를 바라보는 한은의 시각이 다소 낙관적이라는 점에서 내년 하반기 한 차례 정도 추가 인하 여지는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도 "내년 성장률을 1.8%로 봤지만 IT(정보기술)나 반도체 사이클에 의해 주도되는 면이 많다"며 "IT를 뺀 성장률은 내부적으로 1.4% 정도로 잠재성장률 밑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실물경제 상승률이 반도체 중심으로 가면서 착시 현상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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