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미국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다카이치 총리와 전화 통화할 때 "대만 관련 발언의 수위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한 뒤 일본 총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문제로 지난달 시 주석이 미국산 대두 등 농산물을 사겠다고 한 약속이 위태로워지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통화한 이후 "중국에 좀 더 빨리 대두를 구입하라고 말했다"고 밝혔고, 실제로 중국은 양국 정상 통화 이후 3억달러(약 4400억원) 상당의 대두를 구매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에게 한 발언은 일종의 조언 수준이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에게 대만 관련 발언을 철회하도록 압박한 것은 아니며 트럼프 대통령 또한 다카이치 총리가 이를 번복하기 어려운 정치적 상황에 있음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미국 측의 전언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우려스럽게 받아들였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 9월 WSJ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양보해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미·중·일 간의 파열음은 내년 '셔틀 외교'에서도 가장 첨예한 사안이 대만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이 보도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27일 "회담(통화)의 상세한 내용은 외교상 대화이므로 답변을 자제하겠다"고 말하며 확인을 거절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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